통합 KT 조직개편, SK텔레콤과 비슷하네

입력 2009-05-25 11:47 수정 2009-05-25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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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통합후 내부는 치열한 경쟁체제...공격력 극대화 위한 전략(?)

통합 KT가 고위인사를 마무리하며 다음달 출범 채비를 마친 가운데 조직개편이 경쟁사와 유사한 모델을 제기해 향후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5일 KT에 따르면 이석채 회장을 중심으로 대외협력(CR), 개인고객부문장, 개인고객전략 등 3개 사내 독립기업(CIC Company In Company) 체제로 통합 출범할 뜻을 내비쳤다.

독립체산제 성격을 띠는 CIC는 ▲투자와 신규사업 개발에 필요한 기회기능 ▲회계-자금-구매 등 재무기능 ▲CIC 내 구성원에 대한 평가 및 인사기능 ▲법무와 총무기능 등 독립회사의 운영에 필요한 모든 조직과 기능을 갖췄다.

이에 따라 KT는 그 동안 연공서열 중심의 조직을 재정비, 실적과 효율성으로 그룹 내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CIC 조직이 우리나라에서는 보편화 된 것이 아닌데다, 각 부서별 경쟁이 오히려 갈등을 빚는 단초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많은 기업이 도입을 망설이는 상황이어서 KT의 조직개편에 의문점을 부여하고 있다.

특히 사내 독립기업 구조 자체가 ‘쪼개야 산다’는 모토를 가진 만큼 현재 통합 KT는 외관상 거대 조직이 탄생됐지만, 실제로 내부에서는 치열한 경쟁모드를 가동시켜 안팎에서 상반된 시각을 보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더구나 이미 경쟁사인 SK텔레콤에서 CIC 제도를 도입한 마당에 통합 KT가 이를 따라가는 듯한 모습이라는 점에서 내부 갈등도 야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초 사내 독립기업 도입으로 두각을 나타내는 SK텔레콤을 보면, 효율적 전문 경영이 어느 정도 안정되면서 다양한 사업 방향을 모색하는 등 급변하는 시장상황에 대처하는 능력이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러한 성과와 결과를 본다면, 통합 KT는 앞으로 통신시장의 치열한 경쟁 관계가 통신업계 뿐만 아니라 인터넷, 케이블, 제조업계 등의 진출이 이뤄질 경우 현재 경영방식으로 존립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기존 연공서열 중심의 경영체제가 회사의 안정적 수익을 가져온 ‘방어형’이었다면, 이번 통합 KT의 CIC 체제는 전문가를 필두로 한 ‘공격형’으로 경쟁 업체와 맞불을 놓겠다는 계산인 셈이다.

그러나 국내에서 CIC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갈길이 멀다는 견해도 제기되고 있다. 각 CIC 특성상 실적위주 경영이 불가피 하기 때문에 어느 한 조직의 실적이 떨어지거나 불화가 생기면 전체적인 균형이 무너질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통합 KT도 통신시장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매출의 극대화와 대외협력을 통한 사업 확대를 위해 CIC 경영체계 도입이 불가피 했을 것”이라며 “하지만 연공서열과 수직관계에 적응된 임직원들이 실적위주의 공격형 조직에 잘 적응 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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