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진다 했잖아요…”1년째 금리 천장 찾는 서학개미, 미국장기채 ETF 계속 사들여

입력 2023-10-2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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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간 미국장기채 ETF 1조4975억 원 꾸준히 순매수
해당 기간 ETF 주가 37.26% 하락
"다양한 요인들 국채 상승 요인으로 작용 중"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19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뉴욕경제클럽 간담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19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뉴욕경제클럽 간담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국내 투자자들이 최근 1년간 해외주식 중 미국 장기채 상장지수펀드(ETF)를 가장 많이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부터 시장 금리에 대한 기대감으로 매수세가 꾸준히 몰렸으나 각종 변수들로 올해 시장 금리가 지속 상승해온 만큼, 투자자들 손실도 클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1년간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해외주식 종목은 미국에 ‘디렉시온 데일리 20년 이상 미국채 불 3X ETF’로 11억601만 달러(약 1조4975억 원) 순매수했다. 해당 ETF 외에도 일본에 상장된 ‘아이셰어즈 20년 이상 미국채 엔화 헷지 ETF’(3억3991만 달러), 미국 ‘아이셰어즈 20년 이상 미국채’(3억2794만 달러) 등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달 들어서도 해당 종목들은 각각 7536만 달러, 3174만 달러, 1793만 달러 순매수돼 외국 주식 순매수 1위, 3위, 6위에 이름을 올렸다.

다만, 수익률은 녹록지 않다. 해당 종목들은 최근 1년간 각각 37.26%, 16.65%, 9.91%씩 내렸다. 금리가 내리면 가격이 오르고 금리가 오르면 가격이 내리는 채권 특성상, 투자자들이 금리 하락을 전망하고 꾸준히 미국 장기채 ETF 매수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채권 금리는 기대와 달리 상승 곡선을 그려왔다. 세계 채권 금리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3월 이후 우상향 곡선을 그려왔다. 19일에는 5.001%까지 올라 2007년 7월 이후 16년 만에 5%를 돌파했다.

시장은 대부분 올해 금리 인상이 종료될 것으로 전망했으나 경제 지표가 기대 이상으로 견조해 고금리 수준이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다시 힘을 얻었고, 미국 재정 적자 확대에 따른 국채 발행도 늘어나면서 고금리 기조가 이어졌다.

이에 더해 최근 주요국들의 긴축이 장기화 양상을 보이고,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이 불거지면서 전문가들은 당분간 미국채 금리가 더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는 미-중 기술 패권 전쟁, 러-우 전쟁, 중동 전쟁 등 3가지 갈등에 직면했다. 이는 연준이 벌이고 있는 인플레이션과의 전쟁 승리 선언을 지연시키는 결과를 불러오고 있다”며 “여기에 임시 예산 체제로 운영 중인 미국 재정정책의 불확실성은 정치적 갈등 해소 지연으로 잠재한 연방정부 폐쇄 우려를 자극 중이다. 소비 및 고용시장 호조에 따른 견조한 미국 경기 상황도 국채 금리 상승 압력으로 이어지는 등 다양한 요인들이 미국 국채 금리 상승 요인으로 작용 중”이라고 분석했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의 고용과 성장률을 이용해서 미래 침체나 금리 인하 가능성을 미리 알 수는 없다”며 “당분간 금리의 방향성과 수준에 대해 적정성을 논하기는 어렵고 불확실성이 크므로 시장이 안정된 이후를 도모해야 한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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