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치솟는데 빚 더 내는 가계…이달에만 3.4조↑'2년 만 최대 폭'

입력 2023-10-22 13:09 수정 2023-10-22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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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만에 2년 만에 최대 증가 기록 갈아치워…신용대출도 11개월 만에 반등

▲서울의 한 시중은행 대출 창구 모습. 조현호 기자 hyunho@ (이투데이DB)
▲서울의 한 시중은행 대출 창구 모습. 조현호 기자 hyunho@ (이투데이DB)

시중은행 대출 금리가 7%를 넘어서며 급증하고 있지만, 가계대출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이달에만 3조4000억 원이 늘었는데, 이는 2021년 10월 이후 2년 만에 최대 증가치다.

22일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19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685조7321억 원으로 9월 말 (682조3294억 원)보다 3조4027억 원 늘었다. 19일 만에 이미 2021년 10월(3조4380억 원) 이후 2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이 2조6814억 원(517조8588억 원→520조5402억 원) 불었고, 지난달 1조762억 원 줄었던 신용대출도 이달에는 8871억 원 반등했다. 이 추세대로 10월 전체 신용대출이 9월보다 늘어나면 2021년 11월(3059억 원) 이후 1년 11개월 만에 첫 증가 기록이다.

최근 대출금리가 7%를 넘어서면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지만, 은행권 가계대출은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가을 이사철을 맞아 주택거래량 확대 등으로 수요가 확대될 경우 금리가 크게 높아진 차주들의 이자 부담이 더 커질 전망이다.

20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자금조달비용지수·COFIX)는 연 4.550∼7.143%를 기록했다. 지난달과 비교해 상단과 하단이 각 0.280%p, 0.044%p 높아졌다.

시장금리와 예금금리 상승분이 뒤늦게 반영되면서 변동금리의 주요 지표금리인 코픽스가 석 달 만에 0.160%p 올랐기 때문이다.

주담대 고정금리와 신용대출 금리도 7%에 육박했다.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연 4.240∼6.725% 수준이다. 지난달 22일(연 3.900∼6.490%)과 비교해 하단이 0.340%포인트(p) 뛰면서 4%대로 올라섰다.

신용대출 금리(1등급·만기 1년·연 4.620∼6.620%)도 한 달 만에 상·하단이 모두 0.060%p씩 올랐다.

최근 은행권 대출금리 인상 폭이 지표금리인 은행채나 코픽스 상승 폭보다 큰 것은, 주요 시중은행이 가계대출 억제 차원에서 스스로 가산금리를 늘리고 우대금리를 줄이는 등의 방법으로 대출금리 수준을 더 높였기 때문이다.

정부가 가계대출 경보령을 내리자, 은행들은 줄줄이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금리를 깎아주는 폭을 줄이거나 우대금리를 낮추는 식이다. 하나은행은 1일부터 비대면 주담대 상품의 금리감면율을 0.15%p 줄였다. KB국민은행도 11일부터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최대 0.3%p 올렸고, 우리은행도 13일부터 같은 상품군의 금리를 최대 0.3%p 높였다. NH농협은행도 전일부터 주담대 우대금리를 0.2%p, 전세자금 대출 우대금리를 0.3%p 각각 축소했다.

대출금리 상승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19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결정회의 이후 "집값이 오를 것으로 예상하더라도, 자기 돈으로 투자하는 게 아니고 레버리지(차입)로 투자하는 경우가 많은데 금융(이자) 부담이 금방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경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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