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펀드, 이름은 '부티' 수익률은 '빈티'

입력 2009-05-22 14:28 수정 2009-05-22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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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로 명품 소비 줄며 럭셔리펀드 부진

이색펀드인데다 구찌, 루이비통, 포르쉐 등 많은 투자자들이 알고 있는 명품 브랜드에 투자하는 특성으로 출시부터 주목을 받아 온 럭셔리펀드가 이름과 걸맞지 않은 수익률을 기록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펀드 출시 당시 자산운용사들은 럭셔리펀드가 1000억원대의 펀드로 성장할 것을 기대했지만, 현재 가장 규모가 큰 럭셔리펀드 설정액이 400억원에 못 미치는 등 럭셔리펀드 시장 자체가 정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설정액 10억원 이상 럭셔리펀드의 연초이후 평균 수익률은 7.53%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해외주식형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25.14%로 집계됐다.

럭셔리펀드는 단기 성과 뿐만아니라 장기 성과도 부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럭셔리펀드의 1년과 2년 평균 수익률은 -31.60%, -45.05%인데 반해 해외주식형펀드의 1년과 2년 수익률은 각각 -37.8%, -28.2%를 기록했다.

개별 펀드를 살펴보면 설정액이 가장 많은 '기은SG럭셔리라이프스타일자C 1[주식]'은 연초이후 9.88%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다음으로 설정액 규모가 큰 '한국투자럭셔리증권투자신탁 1(주식)(C)'는 같은 기간 9.02%, '에셋플러스글로벌리치투게더증권투자신탁-자 1'는 2.41%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시장대비 부진한 성과를 보였다.

에프앤가이드 관계자는 "경기침체로 명품 소비가 줄어들면서 명품 브랜드 기업 위주로 투자하는 럭셔리펀드 수익률의 성과도 저조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우증권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2007년부터 현재까지 럭셔리인덱스(-42.6%)는 선진국(-39.8%) 주가와 비슷하게 움직였다. 하지만 이머징(-27.4%) 시장보다는 낮은 성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병훈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럭셔리 상품의 매출 비중은 일본, 유럽, 미국 등이 크게 차지하고 있어 글로벌 경기 침체가 선진국경제에 직접적 악영향을 주면서 아시아이머징시장보다 럭셔리 상품에 대한 소비가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수익률 부진 등의 이유로 럭셔리펀드는 연초 이후 자금 유출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펀드출시가 봇물을 이뤘던 지난 2007년의 경우 3400억원까지 설정액이 증가하기도 했지만 현재 럭셔리펀드의 설정액은 1500억원에 그치고 있다. 연초이후 해외주식형펀드로는 2732억원의 자금이 유입된 반면 럭셔리펀드는 15억원의 자금유출이 발생했다.

이병훈 연구위원은 "럭셔리펀드는 급격한 수익률 상승보다는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수익률 증가가 예상된다"며 "다만, 럭셔리펀드의 수익률 상승을 위해서는 럭셔리펀드의 주요 국가들인 미국, 일본 및 유럽지역국가 등 선진국의 경기회복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에프앤가이드 관계자는 "명품 브랜드 기업 역시 글로벌 경기 침체를 피해갈수 없기때문에 글로벌 경기가 회복돼 소비심리가 회복되기 전까지는 좀 더 장기적으로 럭셔리펀드를 지켜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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