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연구개발(R&D) 투자액 상위 2500대 기업 중 한국 기업 수는 2013년 80개에서 2021년 53개로 33.7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중국 기업 수는 199개에서 678개로 3배 이상 늘었다. 미국 기업 수는 804개에서 822개로 2.23% 증가했다.
한국무역협회는 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17개 산업단체와 공동으로 '제8차 무역산업포럼 겸 제43회 산업발전포럼'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날 포럼에서 김경훈 무역협회 공급망분석팀장의 '우리나라 기업 R&D 현황 분석 및 성과 제고 방안' 발표에 따르면 글로벌 R&D 상위 2500개 기업 중 미국 기업은 822개로 32.9%를 차지했다. 이어 중국 678개(27.1%), 일본 233개(9.3%) 순이었다. 한국은 총 53개 기업이 포함돼 2.1%에 그쳤다.
기업의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중에서도 한국은 주요국 중 하위권이었다.
한국 기업의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중은 평균 3.5%로 미국(7.8%), 독일(4.9%), 일본(3.9%), 중국(3.6%), 대만(3.6%) 등 해외 주요국에 미치지 못했다.
업종별 R&D 투자 동향을 보면 반도체의 경우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매출액 대비 R&D 비중은 글로벌 반도체 기업 중 각각 14위, 17위였다.
미국 퀄컴(21.4%)과 엔비디아(19.6%), 대만 미디어텍(19.2%) 등 팹리스 기업들이 R&D 투자 상위권을 차지했다.
SK하이닉스(9.6%)와 삼성전자(8.1%)는 미국 마이크론(9.6%), 대만 TSMC(7.9%)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자동차 분야에서 현대차와 기아의 R&D 투자 순위는 각각 2.6%, 0.9%로 자동차 상위 13대 기업 중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무협은 국내 대기업에 대한 R&D 세액공제 혜택이 지속해서 감소한 데 따른 결과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한국의 중소기업 R&D에 대한 세제 지원율(0.26)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국 중 15위였다. 반면 대기업에 대한 세제 지원율(0.02)은 OECD 36개국 중 최하위인 31위였다.
김 팀장은 "대기업에 대한 연구·인력개발비 세액공제율을 높여 대·중소기업 간 세제지원 격차를 줄여야 한다"며 "국가전략 기술 및 신성장·원천기술뿐만 아니라 주요국보다 낮은 세제지원을 받는 일반 산업 분야에 대한 대기업 지원도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만기 한국무역협회 부회장은 "R&D 생산성 제고를 위해 미래 첨단 분야 등 개별 기업의 단독 수행이 어려운 분야를 제외하고는 현금 지원에서 세액 공제 방식으로 지원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