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장 떠나는 개미들...美·日로 ‘머니무브’

입력 2023-10-0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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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대금 고점 대비 65%↓…투자자예탁금 50조 원 바닥 깨져
10월 미국증시 1억 달러 순매수…"미국·일본 긍정적 시각 유지"

(출처=세이브로)
(출처=세이브로)

최근 증시 부진으로 개미투자자들이 한국시장을 떠나 미국과 일본으로 이동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국내 시장 열풍의 주역이었던 이차전지 등의 주가가 하락세를 거듭하며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

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52조6314억 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두산로보틱스 공모주 청약 환불금액으로 인한 일시적 증가 현상으로, 전일(25일)엔 48조1494억 원, 22일엔 48조304억 원으로 약 4개월 만에 50조 원 아래로 떨어졌다. 올해 최대였던 지난 7월 27일(58조1990억 원)을 비교해보면 크게 줄어든 수치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들이 주식 등을 매수하기 위해 투자매매업자 또는 투자중개업자에게 맡긴 자금을 의미한다. 상반기 투자자들의 구미를 당기게 했던 이차전지 관련주 인기가 시들해지고, 증시 주도주가 실종되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분석된다.

투자자예탁금과 함께 거래대금도 함께 줄었다. 예탁금이 최대였던 지난 7월 27일 기준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친 전체 거래대금은 40조 원이 넘었지만, 9월 27일 기준 코스피(6조7613억 원), 코스닥(7조3033억 원)을 합치면 14조 원으로 6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미국과 일본시장엔 돈이 몰리고 있다. 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SEIBro)에 따르면, 10월 국내 투자자들은 미국 증시에서 1억57만달러(약 1367억 원)를 사들였다. 10월이 시작되지 얼마 되지 않았음을 감안할 때 빠른 속도다. 8월에도 3억577만달러(4160억 원), 9월엔 5억4506만달러(7416억 원)를 각각 순매수 한 바 있다.

일본 시장에서는 지난 4월부터 6개월째 순매수세를 기록 중이다. 특히 6월 부터는 매수 규모가 1000억 원을 넘어서고 있다. 6월의 경우 1억1301만달러(1537억 원)를 기록했으며, 7월 1억5388만달러(2094억 원), 8월 1억1040만달러(1502억 원), 9월 8412만달러(1144억 원) 등 매수세가 지속되고 있다.

박석중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은 유가 상승과 달러 강세 이중고를 소화해야 하는 만큼 보수적 시각이 필요하다”면서 “신흥국보다는 선진국, 선진국 중에서도 미국과 일본에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과 일본 시장 지수 등락률이 한국의 코스피를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경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10.60% 올랐으며, 나스닥도 25.73% 올랐다. 같은 기간 닛케이 지수도 19.28%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코스피는 8.17%에 그쳐 투자자들의 ‘머니무브’ 현상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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