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일본 기업들 불참…중국 업체만 대거 유입
유럽 최대 규모 가전 전시회 ‘IFA 2023’이 5일(현지 시간) 닷새 간의 여정을 마쳤다. 세계 가전 트렌드로 '초연결·친환경'이라는 메시지를 남겼지만, 코로나19 여파를 극복하지 못하고 내용 면에서도 '지역 전시회' 수준에 그쳤다는 시선이 일부 감지됐다.
올해 IFA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공개한 신제품은 세탁ㆍ건조기 일체형 제품 등으로 그리 많지 않았다. 유럽은 중요한 가전 시장인 만큼 '관례적'으로 참여한 게 아니냐는 평가까지 나왔다.
일본 대표 기업들의 참여는 더 저조했다. 특히 일부 기업은 전시 부스 대신 비즈니스 미팅룸만 마련했다.
일본 소니는 이번 IFA에 참여하지 않았다. 소니는 해마다 IFA에서 대규모 전시장을 마련하고 TV와 스마트폰, 음향기기, 카메라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였다.
과거 세계 시장에서 이름을 날렸던 파나소닉도 이번 IFA에서 비즈니스 테이블만 마련했다. 파나소닉은 지난해까지 IFA에서 손 꼽히는 대규모 전시장을 꾸리고 적극적으로 유럽 시장을 공략했다. 여전히 유럽 사업을 강화하고 있지만 IFA 전시 참여를 점차 축소하는 일본 기업들 추세를 따르는 모습이다.
세계 주요 기업이 빠진 자리는 중국 업체들이 메웠다. 한 관람객은 "베를린이지만 중국이었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업계에선 미·중 갈등으로 판로 확대에 어려움을 겪는 중국 기업들이 유럽 시장을 대안으로 삼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기업 중 일부는 IFA 주최 측과의 관계 유지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참가했을 수도 있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IFA가 예전만큼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갈수록 중국 기업만 늘어나 점점 (IFA가) 퇴보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