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 ROA·ROE 미국 등 주요국의 절반 수준…건실한 수익성 확보 필요"

입력 2023-08-29 12:00 수정 2023-08-29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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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은행들이 수익성이 늘어나는 것과 관련해 단순히 '이자 장사'로만 볼 것이 아니라 갑작스런 외부의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건실한 수익성 확보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무엇보다 국내 은행산업의 수익성이 미국 등 해외 주요국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며 지속적인 수익성 제고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은행연합회는 29일 '은행이슈브리프'를 통해 은행이 효율적·안정적 금융시스템 유지를 위한 안전판 역할을 하기 위해 건실한 수익성 확보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창옥 은행연합회 상무이사는 이날 브리핑에서 "국내 은행 수익성 수준에 대한 위치를 객관적으로 성찰해 보고 은행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안에 대해 고민해 봐야 한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특히 최근 글로벌 금융불안에도 불구하고 금융시스템 안정성에 대한 특별한 이슈 없이 은행이 취약한 경제부문에 대한 지원까지 나설 수 있었던 것은 국내 은행산업이 어려운 여건하에서도 자금과 자본을 꾸준히 확충하고 건전한 운영을 지속해온 결과라고 했다.

실제로 은행들은 일정 수준 이상의 수익성 확보를 기반으로 취약계층 지원 등을 위한 상생금융 활동과 사회공헌 활동을 적극 수행하고 있다.

은행권은 취약계층을 위해 새희망홀씨(은행 자체신용), 햇살론15(국민행복기금 보증) 등 서민금융상품을 통해 지난해 약 5조4000억 원을 공급했다. 또한, 중·저신용자 자금애로를 해소하기 위해 중금리 신용대출 공급을 확대하고 있으며, 지난해 약 5조1000억 원을 공급했다.

2020년 4월부터는 코로나19 피해 중소기업·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지난해 기준 138조 원에 달하는 대출 만기연장·상환유예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최근에는 경기 부진과 금리상승으로 어려움을 겪는 서민경제를 감안해 은행별 다양한 자체 상생프로그램도 추가 마련하고 있다.

은행 수익이 지속해서 성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경쟁력은 떨어진다고도 했다. 우리나라는 세계 13위의 경제규모와 6위의 무역 규모를 지닌 글로벌 경제선진국이지만, 뱅커지 기준 세계 50위 내 속하는 금융그룹이 한 곳도 없다. 국내 4대 은행지주(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의 글로벌 순위 평균도 지난 10년간 평균 70위권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은행연합회는 국내은행들이 자금력이 중시되는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거대 글로벌 은행에 견줄 만큼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자본시장에의 자금조달 능력을 높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자본시장에서의 자금조달 능력은 기업의 주식가치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으며 기업의 주식가치는 본질적으로 기업의 수익성에 기반하고 있는 만큼 은행이 안정적 수익성을 유지해야 자본조달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다고 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은행의 대출자산은 2007년 989조 원에서 지난해 2541조 원으로 15년간 약 2.5배 증가했다. 반면 은행의 당기순이익은 2007년 15조 원에서 지난해 18조6000억 원으로 24% 상승하는 데 그쳤다.

해외 주요국과 비교해도 국내 은행산업은 미국 등의 절반 또는 그 이하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한국 은행산업의 2013년부터 2021년 평균 총자산이익률(ROA)은 0.4%로 미국(1.5%), 캐나다(1.1%), 싱가포르(0.9%)에 현저히 미치지 못한다. 같은 기간 한국 은행산업의 평균 자기자본이익률(ROE)도 5.2%로 미국(10.2%), 캐나다(16.8%), 싱가포르(10.8%)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박 상무는 "국내 은행권의 수익성이 해외 주요국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이유는 비이자수익 비중이 작기 때문이다. 해외는 비이자수익이 40~50%에 달하는데 우리는 15% 수준에 그친다"며 "자산관리서비스 강화나 해외시장 진출 등 규제를 완화해 이런 부분을 늘려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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