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채권개미 순매수액 넘겨…사상 최대 규모 또 경신
금리 인하 기대감에 증권사도 고객에 채권 추천
“작년 연말·올해 연초부터 일반 투자자들이 소매채권을 많이 찾기도 하고, 직접 권유하기도 했다. 30억 원 이상 초우량고객(VVIP)도 채권을 많이 담는 추세다” (A 증권사 관계자)
큰손 개미(개인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올해 채권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가 급증하고 있다. 금리 인하기를 코앞에 두고 현재를 고금리 채권을 매수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여기는 분위기다.
2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는 올해 들어 채권을 21조523억 원 순매수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6조9077억 원)의 3배가 넘는 규모다.
이는 지난해 통틀어 개인투자자가 순매수한 채권 규모(20조6113억 원)보다도 크다. 지난해 개인투자자는 채권을 사상 최대 규모로 순매수했는데, 상반기에 이미 이를 넘긴 셈이다.
채권 종류별로 보면 개미들은 △국채(7조6109억 원) △회사채(5조3634억 원) △기타 금융채(4조4270억 원) △은행채(2조1477억 원) 등 순으로 순매수했다. 특히 국채 순매수세가 두드러졌다. 국채 순매수액은 지난해 전체 국채 순매수 규모를 넘겼다.
이 같은 매수세는 금리 고점론이 확산하고 있어서로 보인다. 미국이 25~26일에 열릴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끝으로 금리 인상을 마무리할 것으로 점쳐져서다. 시장은 이번 FOMC에서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p 인상)이 유력한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개미들은 현재 금리가 꼭대기에 있는 것으로 보고 미리 고금리 채권을 확보해두는 모양새다. 통상 금리와 채권 가격은 반대로 움직여, 고금리 채권은 저금리 시기가 도래하면 가격이 올라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다. 또 인플레이션이 잦아들고 하반기 경기침체로 접어들면 안전자산인 채권 인기가 더 커질 거란 기대감도 있다.
이미 채권 금리가 하락세에 접어들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명실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주요 기관들의 대기 수요가 충분한 상황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와 한국은행의 긴축 전환 시점과 맞물리며 장기물 금리의 상승 유인은 감소할 것”이라며 “하반기 국고채 발행량 감소 등 공급 측면에서 우호적 여건도 형성될 수 있어 국내 기준금리 인하 시점 임박 전까지 장단기 스프레드 축소 압력이 발생할 것”이라고 봤다.
증권가에서는 채권 투자를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상도 한국투자증권 채권상품부 상무는 “미국의 금리인하 시기가 연말에서 내년 초로 미뤄질 것으로 보이나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 금리인상이 마무리 단계로 접어드는 중으로, 금리 인하 방향의 투자가 적절할 것”이라며 “채권 투자는 환금성이 부족해 본인의 자금 용도에 따라 알맞은 투자 기간의 채권 투자가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