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잔액이 사상 최대치를 경신한 가운데 주범으로 카카오뱅크가 지목되고 있다. 카카오뱅크가 주담대 영업을 공격적으로 나선 데 따른 것이라는 게 금융권 일각에서 나오는 주장이다. 카카오뱅크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시중은행과 대출 규모가 비교도 되지 않을 뿐 더러 저금리로 대출을 갈아타는 고객 비중이 높아 오히려 고객 혜택을 높이고 있다고 항변한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잔액(전세자금대출 포함)은 20일 기준 512조 3379억 원으로 전월대비 9389억 원 늘었다. 6월에 1조 7245억 원 증가한 데 이어 남은 영업일을 고려하면 두 달 연속 1조 원 이상 증가가 유력시된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와 한국은행의 4연속 기준금리 동결로 부동산시장이 꿈틀대면서 주담대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눈덩이처럼 불어난 가계 부채다. 주담대를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올해 들어 또 다시 급증하고 있어서다. 6월 말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062조3000억 원으로 전달에 비해 5조9000억 원 증가했다. 통계 작성 이래 최대 규모로 증가 폭은 2021년 8월 6조4000억 원 이후 21개월 만에 최대치다.
은행권이 주담대 영업을 강화하면서 가계부채의 불씨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카카오뱅크의 주담대가 3조 원을 넘어서 부채 급증의 주범으로 몰렸다.
카카오뱅크 측은 영업을 강화하고 있는 건 맞지만, 주담대 규모 자체가 시중은행 대비 작은 규모라고 일축한다.
실제 나이스평가정보에 따르면 4월 은행권 주담대는 550조 원이었고 카뱅은 0.56% 수준인 3조 1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시중은행 대비 카카오뱅크의 주담대 비율은 2022년 12월 0.22%(1조1960억 원), 올 3월 0.43%(2조3500억 원)로 비율은 증가세다. 하지만, 여전히 0%대에 머물고 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지난해 2월 출시 이후 성장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가계대출 잔액에 끼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며 “신규 대출보다 저금리 대환대출 비율이 많아 오히려 실수요자 및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저금리 주담대 접근성을 확대하는 데 기여 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의 주담대 신규 고객 중 대환 고객 비중은 지난해 4분기 28%에서 올해 1분기 42%, 2분기 54%를 기록했다.
주담대도 비교적 저금리로 출시됐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출시 당시 분할상환방식 주담대 평균금리는 연 3.72%로, 5대 은행 평균 금리 (3.96~4.37%) 보다 낮았다. 올해도 이같은 기조는 유지 중이다. 5월 취급한 분할상환방식 주담대 평균금리는 3.88%로, 16개 은행 중 유일하게 3%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