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의 16% 만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공시 의무화 조치에 제대로 대비하고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EY한영은 지난달 국내 기업의 회계·재무·감사 부서 임직원 총 7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3 EY한영 회계감사의 미래 설문조사’ 결과를 13일 공개했다.
국제회계기준(IFRS) 산하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가 ESG 정보 공시를 내년에 개시하는 연차보고기간부터 시행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첫번째 지속가능성 공시 기준서 IFRS S1(일반 요구사항)과 IFRS S2(기후 관련 공시)를 공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EY한영이 설문조사를 통해 기업의 ESG 정보 보고 및 공시 준비 상황과 인식 현황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16%만이 'ESG 공시에 매우 잘 대비하고 있다'고 답했다.
반대로 '준비가 부족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31%, '전혀 준비하고 있지 않다'의 응답 비율은 11%로 국내 기업들의 ESG 공시 준비가 더욱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규모별로 살펴보았을 때 ESG 공시 준비 상황에 차이가 있었다.
자산규모 2조 원 이상 기업에서는 ESG 공시 준비를 '매우 잘 하고 있다'는 응답률이 25%에 달한 반면, 자산규모 5000억 원 미만 기업에서는 단 5%에 그쳤다. 특히, 5000억 원 미만 기업 중 30%는 '전혀 준비하고 있지 않다'고 응답했다.
또한 기업의 ESG 대응 조직에서도 준비가 더욱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ESG 보고 및 공시에 대응하는 조직이 갖추어져 있지 않다고 밝힌 응답률은 26%에 달했다. 특히 5000억 원 미만 기업 응답자의 과반수인 57%가 ESG 대응 조직이 없다고 답했다.
아직 전반적으로 ESG 보고 및 공시 준비가 부족한 상황인데 반해, 응답자 대다수는 ESG 이슈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을 보였다. 응답자의 78%는 단기적인 재무 성과 및 수익성이 감소하더라도 ESG 이슈를 해결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자산규모 2조 원 이상 응답자 중 이와 같이 답한 비율은 84%로, 기업 규모가 클수록 ESG 이슈 해결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였다.
한편, 동일 질문에 대한 EY 글로벌 설문조사 결과와 비교했을 때 국내 응답(78%)이 글로벌(55%)보다 23%포인트 높게 나왔다.
이광열 EY한영 감사부문대표는 “이번 조사 결과는 국내 기업 사이에서 ESG 중요성에 대한 인식은 확대되고 있으나 실제 준비는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면서 “특히, ESG 정보 공시 의무화를 앞두고 기업들은 ESG 대응 조직을 꾸리고 정보 공시 기준에 대한 이해, 정보 산출을 위한 체계 점검 등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