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선정액체육젓’, ‘김정문알로에’, ‘한경희스팀청소’, ‘이찬진컴퓨터교실’ 등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이들은 모두 개인 이름을 브랜드화한 ‘성명상표’라는 점이다.
최근 경기불황의 한파 속에도 이와 같이 자신의 이름을 브랜드화한 성명상표의 출원은 꾸준히 늘고 있다. 상품의 인지도 확산과 신뢰도를 향상시킨다는 측면에서 성명상표는 소비자 패턴과 주류를 같이 하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특허청에 따르면, 지난 1950년 이후 2000년까지 50년간 개인 이름으로 출원된 성명상표는 모두 1363건에 불과했지만, 2004년 432건, 2005년 395건, 2006년 547건, 2007년 566건, 지난해 573건 등 5년 사이에 2513건이 출원돼 2000년대 들어 개인 이름으로 된 성명상표 출원이 급격히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 이름으로 된 최초 등록상표는 1955년 ‘이명래고약’의 ‘이명래’ 이며, 다수 등록된 성명상표로는 ‘정철어학원’의 ‘정철’이 43건으로 가장 많고, ‘하선정액체육젓’의 ‘하선정’ 41건, ‘박화엽속독법’의 ‘박화엽’ 23건, ‘이찬진컴퓨터교실’의 ‘이찬진’ 22건 순으로 조사됐다.
또 소비자에게 친숙한 개인 이름 상표로는 ‘한경희스팀청소’ 11건, ‘앙드레김’ 10건, ‘김정문알로에’ 10건, ‘구성애의 아우성’ 4건, ‘홍진경김치’ 2건, , ‘박준미장’ 2건, ‘전철우고향랭면’ 1건 등이다.
지난 5년간(2004~2008년) 개인 이름으로 출원된 2513건을 업종별로 보면, ‘요식업 등 개인서비스업’이 1341건(53.3%)으로 전체 개인 이름 출원의 절반을 넘고 있다.
이와 함께 ‘식품 및 곡물류’ 413건(16.4%), ‘서적 및 사무용품’ 98건(3.9%), ‘의류ㆍ신발’ 92건(3.7%), 화장품류 56건(2.2%)순으로 집계됐다.
주로 자신만의 전문성을 활용하거나 특유의 생산비법, 서비스 비법 등 노하우를 활용하기에 유리한 요식업, 미용업, 학원경영업 등 개인서비스업에서 많이 출원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처럼 개인이름 성명상표의 출원이 증가하는 것은 개인이름의 강한 식별력으로 상표등록이 용이하고, 출원인이 자신의 이름을 걸고 상품의 품질을 보증하며 비즈니스의 첫걸음인 소비자의 신뢰를 구축하고자 하는 희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자신의 이름에 대한 신용과 명예를 중시하는 우리나라의 오랜 전통과 창업성공을 위해 자기 자신을 스스로 독려하고자 하는 동기에서 비롯된 경향이 크다.
실제로 한경희생활과학의 한경희 대표는 “자신의 이름을 건 제품 실명제를 통해 고객에게 제품품질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줘 확고한 신뢰를 얻었다”며 “이는 다시 소비자 만족으로 이어져 브랜드 인지도 향상 및 매출증가로 작용한다. 결국, 사업초기 개인 이름을 내건 브랜드 전략은 대 성공”이라고 성명상표 출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허청에서도 이 같은 성명상표가 회사 매출과 직결되는 만큼 앞으로 수요가 더 늘 것으로 예상, 각종 지원센터를 통해 특허출원을 장려할 계획이다.
특허청 관계자는 “개인 이름으로 된 성명상표의 출원을 장려하기 위해 특허고객 콜 센터(1544-8080), 특허청 종합민원실(042-481-5221) 등에서 관련 상담을 지원 예정”이라며 “또 지역 상공회의소 내 지역지식재산센터) 및 공익변리사 특허상담센터(02-553-5861)를 통해 중소기업 및 개인출원인에 대한 현장지원 등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