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몰아치는 IPO…대어급 기대감에 올해 CMA 계좌 150만 개↑

입력 2023-07-10 15:11 수정 2023-07-10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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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들어 기업공개(IPO)에 나서는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이달에만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이 19개 예정되는 등 수요일정이 쏠리고 있다. 하반기 ‘대어’급 기업들이 IPO에 나설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올해 들어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수도 대폭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월에만 19개…하반기 들어 IPO 일정·투자자 관심 커져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부터 11일까지 뷰티스킨, 버넥트, 파로스아이바이오의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을 실시한다. 11~12일에는 에이엘티가, 12~13일에는 유안타스팩14호가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다음 주인 18~19일에는 틸론과 시지트로닉스가, 20~21일에는 엠아이큐브솔루션, 스마트시스템이 수요예측에 나선다. 이외에도 파두, KB스팩26호, 시큐레터, 하나스팩28호, 코트테크놀로지, SK증권스팩10호, 큐리옥스바이오시스템즈 등이 7월 중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이 예정돼있다.

증권신고서 정정 등 일정 변경이 없다면 해당 종목들은 대부분 7~8월 초 중 일반투자자 공모를 완료한 후 증권시장에 상장한다.

7월 초 수요예측을 완료한 와이랩, 센서뷰, SK증권스팩9호까지 포함하면 수요예측을 진행하는 기업은 7월에만 19개다. 지난해 7월(10개) 대비 두 배 수준이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2분기부터 상장예비심사가 활발히 진행되면서 7월 수요예측 일정이 몰리는 것으로 생각된다”며 “최근 금융감독원에서 증권신고서 심사를 짧고 굵게, 일정 변동이 많이 없도록 하겠다고 했으며, 정책 당국에서도 IPO 시장 건전성 제고 방안 등을 내놓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인 것도 영향을 줬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IPO 시장 건전성 제고 방안에 따라 신규상장 종목의 상장 당일 가격제한폭이 400%까지 확대되면서 투자자 관심도 쏠려 수요예측·공모 흥행도 늘어나는 추세다. 6월 중순부터 7월 초까지 수요예측을 진행한 알멕, 시큐센, 필에너지, 와이랩, 센서뷰 등은 기관 경쟁률 1500대 1을 넘어서면서 공모 희망가 상단을 넘어서는 금액으로 공모가를 확정했다.

다만, 수요예측과 공모 일정이 편중되면서 흥행 양극화 우려도 제기된다. 지난달 14일 알멕, 시큐센 등과 기관 수요예측을 동시 진행한 오픈놀은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 510.36대 1, 일반공모 경쟁률 49.04대 1로 흥행에 실패했다.

나 연구원은 “일정이 중복되면 흥행에 대한 우려는 커질 수밖에 없다”며 “이 때문에 수요예측이나 공모청약 일정을 늘려 분산하는 방안이 논의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하반기에는 중소형 IPO가 주였던 상반기와 달리 ‘대어’급 기업들이 대거 IPO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2분기 들어 서울보증보험, 두산로보틱스, 에코프로머티리얼즈, 노브랜드, 나이스평가정보 등이 IPO 심사청구서를 제출했다. 밀리의 서재도 상장철회 이후 다시 IPO 심사청구에 나섰다. 나 연구원은 “하반기 연말에 대어급 기업들의 IPO가 집중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대어급 기대감에 CMA 계좌 수 역대 ‘최대’

하반기 대어급 기업공개를 앞두고 CMA 수도 급증하고 있다.

이날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7일 기준 CMA 계좌 수는 총 3697만3305개로 집계됐다. CMA가 도입된 2006년 이후 최대치다. 올해 초보다도 105만 개 넘게 늘어난 규모기도 하다. CMA 계좌 수는 1월 25일 3600만 개를 돌파한 후 계속 늘어났다.

CMA는 증권사가 고객이 맡긴 돈을 단기금융상품에 투자한 뒤, 그 수익을 돌려주는 상품이다. 증권사가 투자한 상품에 따라 환매조건부채권(RP)형, 머니마켓펀드(MMF)형, 발행어음형 등으로 구분한다.

CMA 계좌 증가는 하반기 IPO 기대감 영향이 크다. 상장을 앞둔 대어급 공모주에 투자하려는 투자자가 많아진 것이 CMA 가입의 촉매제가 된 셈이다.

2021년 이후 중복 청약은 금지됐지만, 증권사별로 청약 가능한 공모주가 달라 여러 공모주에 투자하려면 종류별로 계좌에 가입해야 한다. 또 청약 경쟁률이 낮은 증권사에서 공모주를 청약하는 게 유리해 한 사람당 여러 증권사의 CMA를 가지고 있을 가능성도 크다.

다만 CMA에서 자금은 이탈 중이다. 올해 한때 시중금리 하락으로 예‧적금 매력이 떨어지자 일시적으로 잔고가 늘기도 했으나, 현재는 다시 감소세다.

CMA 잔고는 코로나19로 증시가 활황이던 2021년 7월이 최대치를 기록했다. 당시 71조 원을 돌파했다. 올해도 4월 말 69조7052억 원으로 70조 돌파를 코앞에 뒀었지만, 이후 증감을 반복하다 감소세에 들었다. 7일 기준 CMA 잔고는 62조714억 원이다.

하반기 공모주 청약 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하면 CMA 자금 이탈은 더욱 심화할 공산이 크다. 공모주 청약에 증거금을 입금하면서 CMA에서 자금 썰물이 이어져서다. 실제 LG에너지솔루션 공모주 청약이 마감됐던 지난해 1월 19일, CMA 잔고는 하루 만에 16조 원 넘게 증발하기도 했다.

통상 CMA 자금은 증시 대기성 자금으로 분류된다. 이에 공모주 청약 이후에도 자금 이탈이 지속하면 증시에서 뭉칫돈이 빠져나가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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