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들의 ‘급전 창구’인 약관대출과 카드론 잔액이 함께 상승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카드사들의 연체율도 1%대를 기록하는 등 건전성 관리 부담도 늘어나 잠재된 가계부실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5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4월 기준 생보사 보험약관대출은 51조4807억 원으로 전년동기(47조3259억 원) 대비 4조 이상 증가했다. 보험약관대출은 올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보험약관대출은 1조6594억 원 불어나는 데 그쳤지만 올해는 1월부터 4월까지만해도 벌써 2조3175억 원 증가했다.
이미 지난해 증가세를 추월했고, 3년 간 총 증가액의 절반에 달하는 대출금이 지난 4개월 사이 불어난 것이다. 이 같은 추세는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보인다. 보험사들이 약관대출금리를 인하하고 있기 때문이다.
생명보험사에 이어 카드론 잔액도 상승하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5월 기준 8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BC카드)의 카드론 잔액은 34조9744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월대비 4635억 원 증가한 규모다. 4월 말에도 3월(34조1130억원)보다 3978억원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두 달 동안 약 9000억원 카드론 잔액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론 잔액은 △3월(34조1130억 원) △4월(34조5109억 원) △5월(34조9744억 원)으로 지속 증가하는 추세다.
한편, 또 다른 서민들의 자금창구인 저축은행도 대출문턱을 높이며 중·저신용자들의 카드론 유입도 늘고 있다. 급등한 연체율과 높아진 조달비용에 저축은행이 리스크 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커 향후 ‘울며 겨자먹기’로 고금리 카드론을 이용할 취약차주는 늘어날 전망이다.
문제는 최근 여전채 금리 상승으로 카드론 금리가 늘어나고 있어 취약차주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여신전문금융채 3년물(AA+)의 금리는 연 4.241%로 전월 말(4.072%) 대비 0.169%p 상승했다. 여전채 AA+ 3년물 금리는 5월부터 4%대를 유지 중이다. 이에 7개 전업 카드사의 카드론 평균 금리도 지난달 14.12%로 증가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장기카드대출은 은행에서 대출을 받기 어려운 중·저신용자의 급전 창구로 활용되는데 카드론 금리로 부담이 많이 되고 있다”며 “카드 대출 고객은 다중 채무자일 가능성이 커 상환 여력이 악화되면 연체 가능성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