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외국계 기업에서 많이 받는다. 직무급 제도가 정착된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지역별, 업종별, 직무별 연봉이 매우 상세히 공개되어 있다. 같은 회사 내에서도 서로의 연봉 발설을 사규로 금지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다.
우리나라 특성상 많은 기업이 컨설팅펌에서 유료로(수천만 원을 호가한다) 구매한다. 물론 그런 전략도 나쁘지 않다. 자체 네트워크를 통해 구두, 서면으로 입수하는 게 컨설팅펌의 기본적 방법인데 특정 시점에서는 활용도가 높을 수 있고 가공이 매우 잘 되어 있다. 하지만 그 정보는 실제 지급내역을 근거로 한 게 아니기 때문에 정확도가 높다고 보기 어렵다.
그렇다면 수천만 원을 지급할 여력이 안 되는 기업에서는 업계 평균을 ‘지인찬스’를 통해 주먹구구식으로 알아봐야 할까? 그렇지 않다. 컨설팅 업체의 유료 자료보다 어떤 측면에선 훨씬 정확한 자료를 나라에서 제공하고 있다. 2007년 처음 서비스를 시작한 고용노동부의 ‘임금직무정보시스템(구 임금정보시스템)’이 대표적이다. 대한민국의 거의 모든 업종을 대상으로 직무와 직급별, 고용형태(정규직·계약직 등)별 근로시간 및 임금까지 매우 세부적으로 실시하는 근로실태조사가 그 근거자료다. 고용,산재보험에 회사가 신고하는 연 보수총액을 끌어 오는 타계식 조사까지 병행하므로 표본의 오염도가 매우 낮다.
기업 인사팀이나 노동조합에 임금직무정보시스템을 알려드리면 “나라에서 조사한 거 말고 더 정확한 자료는 없나요?”라고 물으신다. 반대로 여쭙는다. “세금과 4대보험료를 거둬 가는 나라 말고 그 어떤 펌에서 회사가 실제 지급한 임금액을 확인할 수 있을까요?” 올해는 노동조합과 인사팀 모두 지인찬스 말고 노동부의 임금직무정보시스템을 근거로 임금 전략을 세웠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신동헌 에이플 노무법인 대표노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