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아파트가격이 지난해 하반기 급락세에서 벗어나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증가세로 돌아서고 있지만 이같은 상승 기조가 지속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0일 '최근 주택시장 흐름의 특징과 전망'이라는 주간 경제주평을 통해 현존하고 있는 국내 부동산시장의 수요 및 공급의 여러가지 제약 요인을 감안할 때 지속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먼저, 수요 요인으로 한국경제의 저성장 기조 정착이 손꼽혔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에 따른 투자 부진과 수출 증가율 감소 등으로 당분간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성장세가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경연은 시중 은행권의 대출여력 축소도 고려 대상이라며 초저금리 기조 속에 상대적으로 고금리 수신 등에 의존해야 하는 은행권의 자금 조달구조 악화와 주식시장으로의 '머니무브'에 따른 자금이탈 등으로 주택담보대출 증가에 한계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했다.
한편, 공급 요인으로는 대규모 미분양 아파트의 여전한 증가세가 지목됐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던 미분양아파트는 올들어 2달 연속 소폭 감소했음에도 불구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는 꾸준히 증가, 지난 2월말 현재 5만 가구를 상회하고 있다.
잠재된 공급 매물도 마찬가지 우려 요인이다. 지난해 정부의 기간 연장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으로 처분조건부 대출에 따른 매도 물량 부담과 거치기간 만료에 따른 주택담보대출의 원금상환 부담 등은 여전히 잠재돼 있다는 평가다.
현대경연은 실제 강남 3구를 제외한 전국 모든 지역에 대한 전매권 제한이 완화되면서 이로 인한 매도 물량 증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마지막으로 목표보다 늘어난 공급도 아파트가격 상승세 지속 가능성을 낮게 점치는 이유 중 하나다. 올해 정부의 주택공급계획 목표가 주택시장 환경 악화에도 중장기 수요에 상응하기 위해 지난해 37만 가구에 비해 6만 가구나 늘어난 43만 가구로 확정됐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
현대경연은 이처럼 국내 주택경기는 앞으로 전반적인 상승 기조를 유지하기는 어려우나 현재와 같이 버블세븐 등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주택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지역별 버블 가능성이 우려스럽다고 평가했다.
이는 정부의 각종 부동산관련 규제완화, 양도세 인하 등의 대책이 단기적으로 악성 미분양아파트가 산적해 있는 지방 보다는 대기수요가 상존하고 있는 수도권의 특정지역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
특히, 2009년 1분기 말 현재 약 800조원으로까지 추정되고 있는 단기부동자금이 수도권, 특히 버블세븐 등으로 이동될 경우 이 지역에 또 다시 버블현상이 심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현대경연은 부동산 거래 활성화를 통하여 주택경기가 침체되는 것을 방지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위해 ▲미분양아파트의 할인 판매를 활성화 ▲미분양아파트의 용도 변경 ▲전세제도의 개선 및 가계부채의 조절 방안 마련이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뿐만 아니라 특정 지역의 버블화도 막을 필요가 있다며 이를 위해 대규모 부동자금이 초과수익을 겨냥해 특정 지역으로 과다 유입되지 않도록 재건축이나 재개발 추진시 적정한 초과이익 환수방안 등의 대책도 함께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