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 산사태 사망 여아 부친 “온몸으로 막았지만…손쓸 틈도 없었다”

입력 2023-06-30 17:33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30일 경북 영주시 상망동에서 산사태로 매몰된 주택 지붕이 뚫린 채 복구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30일 경북 영주시 상망동에서 산사태로 매몰된 주택 지붕이 뚫린 채 복구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경북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29일부터 집중 호우가 내리면서 피해가 잇따랐다. 경북 영주 상망동에서는 산사태로 매몰된 주택에서 14개월 된 아기가 구조돼 긴급 이송됐지만, 결국 숨졌다. 밤사이 집중 호우가 내린 30일 전국 곳곳에서 주택이 침수되고 도로나 제방이 유실되는 등 피해가 이어졌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전날(29일) 0시부터 이날 오전 10시까지 영주는 누적 강수량 284㎜, 전남 신안 142.5㎜, 강원 춘천 140.9㎜, 충북 영동 118.5㎜, 전북 익산 107.5㎜, 충남 금산 103.4㎜를 기록했다.

상망동에서는 이날 새벽 4시 40분께 산사태가 발생해 주택 1채가 토사에 매몰됐다.

현장에는 소방관 60명, 경찰과 영주시 관계자 각 20명 등 110명과 굴삭기 5대 등 40대의 장비가 동원돼 구조 작업을 펼쳤다. 집안에 갇힌 일가족 10명 중 9명을 우선 구조했으나, 14개월 된 여아는 미처 빼내지 못해 현장에서 2시간가량 구조 작업이 이어졌다.

여아는 오전 7시께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사망 판정을 받았다.

딸아이를 잃은 부친 A 씨는 이날 연합뉴스에 “아이가 있던 침대가 흙더미에 폭삭 들어갔다”며 “집안에 흙과 물이 계속 쏟아져 들어와 정말 손쓸 수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자던 중 나무가 쪼개지는 소리가 들리자마자 이상하다 싶어서 불을 켰는데 (집안으로) 바로 토사가 넘어왔다”며 “몸으로 무너지는 벽을 막으면서 아내와 아이를 구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벽을 막으면서 다른 가족들을 깨워 아내부터 꺼내게 했다”며 “아이는 침대가 구조상 푹신하다 보니 토사가 깔려 있어 도저히 구할 수가 없었다”며 울먹였다.

상망동 일대에서는 산사태로 인해 15세대 주민 43명이 대피했다. 영주에선 주택과 도로 침수, 나무 쓰러짐 사고 등 비 피해 신고도 50건이 접수됐다.

경북 북동 산지와 영주, 봉화, 울진에는 호우주의보가 계속 발효 중이다. 기상청은 경북 북부에는 이날 밤까지, 그 밖의 대구·경북 지역에는 다음 날(1일) 새벽까지 20~60mm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기상청은 지역에 따라 돌풍과 천둥·번개도 예상된다며 추가 피해에 각별한 유의를 당부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부동산 PF 체질 개선 나선다…PF 자기자본비율 상향·사업성 평가 강화 [종합]
  • ‘2025 수능 수험표’ 들고 어디 갈까?…수험생 할인 총정리 [그래픽 스토리]
  • 삼성전자, 4년5개월 만에 ‘4만전자’로…시총 300조도 깨져
  • 전기차 수준 더 높아졌다…상품성으로 캐즘 정면돌파 [2024 스마트EV]
  • 낮은 금리로 보증금과 월세 대출, '청년전용 보증부월세대출' [십분청년백서]
  • [종합] ‘공직선거법 위반’ 김혜경 벌금 150만원…法 “공정성·투명성 해할 위험”
  • 이혼에 안타까운 사망까지...올해도 연예계 뒤흔든 '11월 괴담' [이슈크래커]
  •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제일 빠를 때죠" 83세 임태수 할머니의 수능 도전 [포토로그]
  • 오늘의 상승종목

  • 11.14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28,682,000
    • +3%
    • 이더리움
    • 4,554,000
    • +0.89%
    • 비트코인 캐시
    • 626,000
    • +6.19%
    • 리플
    • 1,003
    • +6.03%
    • 솔라나
    • 315,500
    • +6.59%
    • 에이다
    • 824
    • +8.28%
    • 이오스
    • 788
    • +2.07%
    • 트론
    • 258
    • +2.38%
    • 스텔라루멘
    • 179
    • +1.13%
    • 비트코인에스브이
    • 92,550
    • +18.96%
    • 체인링크
    • 19,270
    • +0.73%
    • 샌드박스
    • 408
    • +2.26%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