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에서는 삼성전자에 선제권을 빼앗긴 LG전자가 LED TV 마케팅 전략을 추진하는데 맥이 빠진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 달 22일 LED TV를 출시하고도 현재까지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서지 않고 있다.
실제로 LG전자는 삼성전자에 비해 크게 우세한 유통채널인 오픈마켓에서 아직까지 초도 물량공급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또 전자 전문점에도 LED TV를 신규상품으로 일부 매장에서 구비해 놓았을 뿐 기존 LCD TV와 차별화된 공간 마련에는 인색했다. 나아가 서울 여의도 LG전자 본사의 쇼룸에서는 LED TV를 전시해 놓지도 않았을 정도다.
한 전자전문점 관계자는 “LG전자의 LED TV는 아직 매장에 모두 공급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고객으로부터 주문이 들어온 이후 입점 업체들이 제품을 확보해 판매하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이에 비해 삼성전자는 3월 말 LED TV 출시직후 백화점 및 직영대리점 등에 별도 전시 코너를 마련해 판매에 공을 들이고 있다. 또 삼성전자는 LED TV를 서초사옥 홍보관인 삼성딜라이트는 물론이고 국립중앙박물관 특별 기획 전시실에도 전시를 해 놓아 잠재 고객의 시선을 끌고 있다.
이 같은 삼성전자의 행보는 4월초 LED TV 출시 2주 만에 국내 시장에서 7000대의 판매를 이뤘고, 30여일 후에는 전세계 누적판매 20만대를 넘었다고 공식 발표를 가능하게 만들었다.
이와 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LED TV를 먼저 출시하면서 ‘슬림’이라는 화두는 물론이고 ‘빛을 내는 반도체’를 강조하며 화질의 차별화까지 마케팅 포인트로 선점해 LG전자가 적지 않게 당황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LED TV를 첫 출시하면서 2.9cm 두께를 ‘핑거 슬림’으로 표현해 강조한 반면 LG전자는 자사의 LED TV가 9cm 두께로 슬림을 내세울 수 없는 고민이 컸다는 것이다.
그나마 LG전자는 화질을 강조하는 카드로 ‘국내 최초 240Hz LED TV’로 차별화를 꾀했지만 양산에 따른 물량의 대량공급이 채 이뤄지기도 전인 5일 후에 삼성전자에서도 240Hz LED TV를 잇따라 출시하면서 LG전자의 마케팅 포인트를 희석시켰다.
여기에 240Hz 구현방식을 놓고 다시 한 번 ‘진정한 240Hz 기술 논란’마저 벌어지면서 ‘화질 차별화가 더 어려워졌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LG전자가 삼성전자와 동일한 엣지방식을 적용해 2.5cm의 두께를 실현한 새로운 LCD TV 출시가 이뤄질 예정인 6월에서야 두 회사의 본격적인 LED TV경쟁이 시작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LG전자가 LED TV시장에서 후발 주자로 나서게 된 만큼 삼성전자의 선점 효과를 넘어서는 마케팅 전략의 실체가 드러날 6월에 업계의 시선이 맞춰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