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실적악화에 연체율까지 이중고
SPC에 개인 연체채권 매각 가능…숨통 트일까
금융사의 부실채권(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이 악화하는 등 자산 건정성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최근 실적 악화로 이중고를 겪는 저축은행이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뿐 아니라 민간 NPL전문투자회사에도 부실채권을 팔 수 있게 되면서 숨통이 트일지 주목된다.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국내은행의 NPL 비율은 0.41%로 전분기 말(0.4%)보다 0.01%포인트(p) 올랐다. 2020년 2분기부터 코로나19 금융지원의 착시효과로 하락세를 보이던 NPL 비율은 2년 6개월 만인 지난해 말부터 상승세로 돌아섰다.
NPL은 3개월 이상 연체된 채권 중 △채무상환능력 저하 요인이 있거나(고정) △채권 회수에 심각한 위험이 발생하거나(회수의문) △사실상 회수가 불가능해 손실 처리(추정손실)하는 채권을 의미한다. 규모가 클수록 손실을 보기 때문에 은행은 분기마다 NPL을 정리해 건전성 지표를 관리한다.
은행의 NPL 정리 규모는 계속 증가세다. 3월 말 기준 국내은행의 NPL 정리 규모는 2조7000억 원에 달한다. 전분기(2조6000억 원) 대비 1000억 원 증가했다.
특히, 저축은행은 실적 악화가 겹치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저축은행 79곳의 잠정 NPL 비율은 5.1%로 지난해보다 1.7%p 올랐다. 해당 비율이 5%를 넘어선 것은 연말 기준으로 2018년(5.05%) 이후 처음이다. 같은 기간 연체율도 5.1%로 2016년(5.8%) 이후 처음으로 5%를 넘어섰다.
이 기간 당기순이익은 총 523억 원 손실로 전년 동기(4561억 원 순이익) 대비 적자 전환했다. 이는 2014년 2분기 이후 9년 만의 손실이다.
저축은행 등 금융사 건전성이 악화되자 금융당국도 뒤늦게 NPL 매각 방식 손질에 나섰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로 일원화돼있던 개인 연체채권 매각 채널을 민간 업체로도 확대하기로 한 것. 이에 따라 금융사는 NPL 전문투자사에 개인 무담보 연체 채권을 매각할 수 있다. 예컨대 저축은행이 자산유동화특수목적회사(SPC)에 연체 채권을 매각하면 SPC가 채권 투자자에게 되파는 방식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SPC에 매각이 가능해지면서 부실채권 관리가 수월해진다”면서 “부실채권 매각으로 대손충당금도 줄어들어 업황 전망이 좋지 않은 하반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