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10일 오전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3월 20일부터 지난달 18일까지 전국 유·초·중·고·특수학교에 근무하는 19호봉 이하 교사 204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71.1%가 교육 분야 성적은 ‘F’라고 답했다고 밝혔다.
전희영 전교조 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정부가 그토록 사랑하는 MZ세대, 청년 교사들은 윤석열 정부에게 F 학점을 줬다”며 “물가 인상률에도 턱없이 모자라는 월급, 수십년째 동결인 각종 수당, 교사로서 자괴감을 갖게 하는 행정 업무의 폭증, 쥐꼬리만한 연금으로 안정적인 노후 생활은 꿈도 꿀 수 없다”며 기자회견의 취지를 전했다.
전교조가 한달여 동안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MZ교사들의 85.4%는 ‘실질임금 감소’가 교원 정책의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꼽았다.
임금 문제 해결을 위해 전체 교사의 79.8%는 지난 몇년간의 물가인상률을 반영한 기본급 10% 인상이 필요하다고 응답했으며, 73.9%는 몇십년째 동결된 담임수당·부장수당 등 각종 수당을 올려야 한다고 답했다.
전승혁 전교조 청년부위원장은 “교사가 오롯이 교육활동과 수업 준비, 생활 교육에 집중할 수 있도록 교사들의 처우는 보장돼야 한다”며 “초임교사 월급의 실수령액은 230만 원 정도인데 230만 원은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의 전체 임금 노동자 1인 가구 생계비에 해당하는 금액 정도이며, 노동단체가 제시한 1인 가구 생계비 280만 원에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라고 지적했다.
임금 다음으로 교사들이 많이 지적한 교원정책의 문제점은 ‘교사의 교육권 확보’(76.1%)였다. 교원 확보 방안으로는 전체의 83.8%가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로부터 교원의 보호받을 권리’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김지현 전교조 경기지부 청년부지부장은 “이제 교직 생활을 시작한 MZ세대 교사들은 진심으로 ‘계속 교사해도 될까’라는 의문을 던지고 있다”며 “부족한 월급, 연금 개악 소식, 날로 증가하는 업무부담과 민원 응대에 교사들은 지쳐만 간다”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정부 관계자에 교육 분야 성적표를 전달하는 퍼포먼스도 진행됐다. 한 전교조 교사는 “민원이 계속해서 쏟아지고 교육 활동도 계속해서 침해되니까 학교 출근하는 게 점점 무서워진다”며 “그런데 교육부는 어떤 대책을 세우고 있는지 느껴지는 게 별로 없어 F를 드린다”며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정부 출범 1주년을 맞아 MZ세대의 목소리를 부각시킨 이유를 묻는 본지 질문에 전승혁 청년부위원장은 “정부가 정책을 추진할 때 ‘MZ세대들은 원한다’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하더라”며 “그럼 진짜 젊은 선생님들이 정부를 생각하는 시각은 어떨까, 이게 제일 궁금해서 하게 됐던 게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제로 지금 저경력 선생님들이 예전 선생님들 때보다 연금도 많이 개악됐고 실질 임금이나 이런 것들에 대해서도 계속 떨어지고 있다”며 “그래서 MZ 교사들에게 집중적으로 물어보고 이 결과를 발표를 하면서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게 지금 현재 의미가 더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