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구 의원들 관계자 불러 유치 노력…"테슬라 의지 크더라"
"수도권 기업 데려오는 것 어려우니 외자유치에 눈이 가"
대통령실 "지역 큰 도움 돼서 개별 의원들 나서는 정도로 본다"
기가팩토리 한국 유치는 미지수…산업부 "입지 논의 단계는 아냐"
테슬라가 추진 중인 아시아 지역 '기가팩토리' 후보지로 한국이 유력하게 거론되면서 국회의원들이 유치 경쟁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자신의 지역구에 기가팩토리를 끌어들여 '실적'을 올리겠다는 심산으로 읽힌다.
20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한 의원은 본지와 통화에서 “2월 초에 테슬라 기가팩토리 유치 관련 실무자들을 불러서 우리 지역에 유치할 방법을 찾아보려 보고를 받았다”며 “테슬라에선 한국 유치에 의지가 있고 아직 광역 단위로 계획이 있는 것으로 파악했고 시 단위에선 진전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다른 복수의 산자위 소속 의원들은 본지에 산자위 차원에서 개별 기업 투자에 대해 논의하진 않는다고 전했다. 즉, 개별 의원 차원에서 총선에 내세울 성과를 내기 위한 움직임인 것이다. 17개 광역자치단체 모두 산업통상자원부에 기가팩토리 유치 신청서를 낸 만큼 전국적으로 각 지역구 의원들도 나서는 모양새다.
다른 산자위원은 “광역단체들이 기가팩토리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고 그 차원에서 의원들이 관계자들을 불러 질의를 하는 것 같다”며 “(총선을 위해) 가장 좋은 건 일자리를 만드는 거고 일자리를 만들려면 기업을 유치해야 하는데, 수도권 기업들을 유인하기 어려우니 외자 유치에 눈이 가니까 기가팩토리에 관심이 모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용산 대통령실에선 개별 의원들이 총선에 대비한 의정활동이라고 보고 있다. 대통령실 핵심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대부분의 지자체가 유치 신청을 할 만큼 고용과 세금감면 차원에서 큰 도움이 되기에 주민과 지역언론들이 관심이 클 것이고, 그래서 지역구 의원들도 나서는 정도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기가팩토리가 한국에 유치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인도네시아와 태국 등 후보 국가들이 시장 규모나 비용 측면에서 강점이 뚜렷한 만큼 쉽지 않다는 전망이 짙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직접 화상통화를 하며 기가팩토리 유치를 요청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난달에는 정부 고위관계자가 미국을 방문해 테슬라와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부 관계자는 본지에 “정부가 테슬라와 투자 협의를 진행 중이긴 한데 아직 어느 지역에 건설할지 논의하는 단계는 가지 못했다”며 “개별 국회의원 차원에서 유치를 위해 물어보는 것 같은데 큰 진전은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