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디스인플레 단계 아냐”
“경기 후퇴ㆍ실업률 상승 없이도 물가 잡을 수 있어”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미국 물가와 관련해 아직 ‘디스인플레이션(Disinflation·물가상승 둔화)’ 단계가 아니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여전히 할 일이 많다고 진단했다.
옐런 장관은 25일(현지시간) 인도 벵갈루루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 참석 중 로이터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1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예상보다 높다는 점을 들며 이 같이 밝혔다. PCE 가격지수는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 지표 중 하나다.
전날 발표된 1월 PCE 가격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5.4% 상승했다. PCE 가격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상승폭이 확대된 것은 7개월 만에 처음이다. PCE 가격지수는 지난해 6월 7%에 육박하며 40년 만의 최고치를 찍은 뒤 꾸준히 상승폭이 감소하는 추세였다.
옐런 장관은 “근원 인플레이션은 연준 목표 수준보다 여전히 높다”면서 “아직 할 일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주택 임대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정점과 비교해 계속 낮은 수준으로 조정되고 있어서 인플레이션은 작년보다 대체로 하락하고 있고 이 추세는 계속돼야 한다”며 “인플레이션이 향후 몇 달간 더 하락할 것으로 볼만한 이유가 있다. 전체 지수에서 주거 관련 비용의 비중이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서는 경기후퇴나 실업률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1970년대처럼 임금과 가격 상승이 맞물려 일어나는 인플레이션을 낮추려면 경기후퇴가 불가피하겠지만,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이어 “강한 노동시장을 유지하면서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게 가능하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옐런 장관은 정부 부채 한도 상향과 관련해 “내달 공개할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관한 공화당과의 논의에서 적자 축소 방안에 대해 협상할 의향은 있지만, 부채한도를 올리는 조건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은 정부 부채 한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정부 지출 삭감에 동의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