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전자제품서 '금' 뽑아 쓴다"…'도시광산' 각광

입력 2009-04-22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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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경부, 회수·분리전문 기업 적극 육성...성장성 무궁무진

집 안에서 버려져 있는 휴대전화와 폐전자제품을 광산으로 보고 이를 이용하는 이른바 '도시광산' 사업이 관심을 끌고 있다.

이는 금속 가격이 급등하고 수요가 늘면서 버려진 전자제품 등에서 귀금속이나 희소금속을 뽑아내 재활용하면 가격경쟁력이 있는데다가 아직 산업초기 상태로 향후 성장성이 유망해 미리 시장을 선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지식경제부는 지난해부터 희소금속을 추출하고 순도를 높이기 위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연말께 결과물이 나올 예정이다.

지경부 관계자는 "그동안 경제성이 높이 않아 '도시광산' 산업이 활성화되지 않았다"며 "우리나라 산업규모에 비춰 도시광산산업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경부는 또 관련 기술·폐전자제품 회수율을 높이기 위한 유통구조 개선, 회수·분리 전문기업 육성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아울러 서울시도 현재 5% 수준에 불과한 폐전자제품 재활용률을 100%까지 끌어 올리기 위한 '도시광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현재 54만대 수준인 휴대전화 연간 회수량을 2012년까지 564만대까지 높여 나갈 계획이다. 또 PC는 7만대에서 28만대로, 가전제품은 20만대에서 424만대로 확대할 방침이다.

도시광산 또는 도시광업 사업이라는 불리는 이 사업은 일본, 미국, 독일 등 대부분으 선진국에서 활발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희소금속은 첨단 공업원료나 공업제품에 반드시 필요한 것들로, 액정·전지는 물론 초전도 재료, 자동차용 강판 등에 사용된다.

예컨대 휴대전화 한대에는 금 0.04g, 은 0.2g, 팔라듐 0.03g, 로듐 0.002g, 구리 14g, 코발트 27.4g 등 다양한 희소금소들을 회수할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의 경우 자료가 부족해 파악할 수 없지만 가까운 일본의 경우 일본 내 폐전자제품에 들어있는 금의 양이 전 세계 금매장량의 16%인 6800t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이는 전세계 금 매장량의 14%를 보유하고 있는 남아프리카공화국보다 많은 양"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도시광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기업들도 시장 선점을 위해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LS니꼬동제련은 최근 전기전자 부품 수거·재활용 전문업체이자 협력사였던 리사이텍코리아를 인수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12월에도 전기전자제품 재활용업체인 휘닉스엠앤엠을 인수한 바 있다.

SK텔레시스는 지난달 SK텔레콤의 2세대(G) 교환·기지국 및 중계기 재활용 사업자로 선정됐다. 큰 규모는 아니지만 최근 도시광사넙이 각광받음에 따라 미리 시장을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폐전자제품 수거 및 재활용이 영세 업체들을 통해 이뤄졌지만 최근 대기업들이 인수합병 등을 통해 하나 둘 뛰어들고 있다"며 "특히 정보기술(IT)의 발달로 전자제품의 교체주기가 빨라져 기업들이 신사업으로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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