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보험사 불러 "사회공헌 신경써라"…업계, 車보험 기금 설립 논의도

입력 2023-02-20 16:02 수정 2023-02-20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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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급ㆍ사회공헌 "알아서 관리하라" 당부
업계, "자동차보험 기금 설립" 의견 제시도

은행권에서 촉발된 성과급 논란이 전 금융권에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보험사들이 사회공헌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으로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으로 낸 손해보험사들의 경우 최근 금융권을 겨냥한 부정적 여론을 의식한 듯 ‘기금’ 설립 등 적극 모색 중이다.

20일 당국 및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금융감독원은 주요 손보사 임원들을 불러 “성과급 체계와 사회공헌에 신경써달라”고 주문했다. 당국이 ‘각 사별로 알아서’라는 전제를 달기는 했지만 미흡한 사회공헌으로 뭇매를 맞은 은행을 의식할 수 밖에 없는 손보사들로서는 ‘알아서 잘해라’라는 메시지로 읽힐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앞서 금감원은 금융회사 자료제출 요구 시스템(CPC)을 통해 보험사 임원들의 성과급을 전수조사 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손보사 임원들은 “보험은 다양한 판매 채널로 직접 영업해 수익을 내고 있다”라며 수익 구조가 은행과 다른 점을 설명했다.

보험사들은 저마다 사회공헌과 소비자 혜택 강화에 나서는 분위기다. 앞서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 교보생명, 현대해상, 악사손해보험 등은 튀르키예·시리아 지진 피해 복구를 위한 구호 성금으로 기부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지금 같은 분위기에서 사회공헌 증액을 안 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하며 “다음 이사회에서 증액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사회공헌활동 누적 기부액은 삼성화재가 70억 원, DB손해보험 57억 원, 현대해상 33억 원, KB손해보험 9억 원 수준이다.

최근 손보업계에서는 생보사회공헌위원회 같이 기금을 만들자는 아이디어도 제시된 것으로 확인됐다. 매번 자동차보험에서 이익이 날 때마다 정부와 보험료 줄다리기를 할 바엔 기금에 일정 부분만큼 출연하자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매번 이익이 날 때마다 찔끔찔끔 자동차보험료를 인하해봤자 개개인에게 돌아가는 건 1만 원이 채 안 된다”며 “이익이 날 때마다 일정 부분을 기금에 출연하는 방안을 이제는 업계 차원에서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예컨대 자동차보험료를 2% 내리면 업계 손해액은 4000억 원가량이다. 이 금액을 기금에 출연해 적재적소에 쓰게 하자는 얘기다.

한편 약관대출 한도 확대, 금리 인하 등 소비자 혜택은 도로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이복현 금감원장은 “약관대출은 리스크가 없는 대출인데 금리가 높고 한도를 줄이는 게 의아하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진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은행권에 이어 보험사도 사정권에 들어온 만큼 당분간 사회공헌, 소비자 혜택 강화 등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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