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간 공방이 진흙탕 싸움으로 번졌다. 이성수 SM 대표가 제기한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의 ‘역외탈세’ 의혹을 두고 양사가 입장을 밝히며 반박에 재반박을 이어가는 중이다.
하이브는 16일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이 전 총괄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할 당시 이 전 총괄이 CTP라는 회사를 소유하고 있다는 내용도, CTP가 SM과 계약이 체결되어 있다는 내용도 전달받은 바 없다”며 “당사가 인지하지 못하는 거래관계가 있을 경우를 대비하여 미처 인지하지 못한 거래관계가 발견되는 경우, 이 전 총괄이 이를 모두 해소하도록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자 SM은 17일 오전 공식 입장을 내고 “‘해외판 라이크기획’인 CTP는 실체를 숨기고자 SM이 아닌 해외 레이블사와 직접 계약을 체결한 것”이라며 “SM과는 거래가 없으므로 하이브가 계약 종결로 해소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하이브가 CTP를 인지하고도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면 이수만의 역외탈세 의혹에 대해 동조 내지는 묵인한 것이다. 이를 모른 채 체결했다면 이수만에게 속았다는 것을 자인하는 셈”이라고 날을 세웠다.
하이브는 이날 오후 배포한 추가 입장을 통해 SM 측 반박문을 즉각 재반박했다. 하이브는 “이날 SM이 발표한 반박 내용처럼 CTP가 SM과 직접적으로 계약돼 있지 않다면 당사는 더더욱 이를 인지하기 어려운 것이 당연하다”면서도 “당사와 이 전 총괄의 계약에 따라 SM과 직접 계약이 아니더라도 CTP에서 기계약 돼 있는 SM 아티스트 관련 수익은 받지 않는 것으로 이미 협의했다”고 전했다.
이어 “향후에도 문제가 되지 않도록 이사회를 통해 투명한 계약관리를 할 것이기에 SM의 문제 제기는 의미가 없다”며 “당사는 지금 SM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지 뭔가를 왜곡할 이유가 없으며, 이러한 노력이 의혹 제기의 대상이 될 이유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이브는 “SM에서 CTP와의 계약을 당사와 이 전 총괄 간의 주식매매계약으로 해소할 수 없다고 본다면, SM은 이 계약을 폭로하는 것 외에 어떤 입장을 갖고 있는지 묻고 싶다”고 반문하며 “계약 체결 시 이를 승인한 경영진들이 있을 것인데, 어떤 경영진들이 승인했건 이 계약에 대해 충분한 조치를 취해왔길 바란다”고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특히 “SM이 폭로하고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사안들은 모두 SM 지배구조의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으며, 안타깝게도 이러한 문제들은 모두 SM 내부에서 벌어진 일”이라며 “SM의 문제를 해결해주고 있는 최대주주에게 의혹을 제기하는 식의 접근 방식은 아니라고 본다”고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당사는 오히려 SM에 대한 긍정적 시각을 갖고 구조적인 문제를 하나씩 해결해 왔고, 앞으로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SM의 팬, 구성원, 아티스트와 주주분들이 안심하실 수 있도록, SM의 경영진들은 현재 외부에 폭로하고 있는 내용들 중에서 자신들이 승인함으로써 책임을 져야 할 내용은 없는지 검토하시고, 실질적으로 지배구조 개선 결과를 내기 위해 노력해 주실 것을 요청드린다”고 덧붙였다.
한편 SM 측은 평직원 208명으로 구성된 ‘SM 평직원 협의체’ 명의로 현 경영진을 지지하는 성명문을 냈다. 이들은 하이브의 SM 인수를 두고 “이 전 총괄이 자신의 불법, 탈세 행위가 드러날 위기에 놓이자 본인이 폄하하던 경쟁사에 보유 주식을 매각하고 도망치는 일”이라며 “하이브의 적대적 인수합병(M&A)과 편법적 이사회 진입 시도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 전 총괄과 측근들의 불법, 탈세, 갑질 사례도 다수 확보했다며 적절한 시점에 증거 자료를 언론 등에 전달하겠다고도 주장했다.
이 전 총괄은 처조카이기도 한 이 대표의 폭로 영상에 “마음이 아프다”는 심경을 밝히기도 했으며, 국세청은 사실관계 확인 과정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지는 등 가요계 안팎으로 연일 파문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