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17일 코스피가 0.5% 내외 하락 출발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날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압박의 영향에서다. 특히 외국인 수급이 선물을 동반한 차익거래 비중이 크다는 점에서 장중 외국인의 선물 매도에 주목할 것을 조언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 오늘 국내 증시는 미국 증시의 장 후반 차익실현 매물 출회와 연준 긴축 우려에 대한 확대 영향으로 전날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압박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달러인덱스는 1월 생산자물가지수가 시장 예상을 웃돈 점과 발언에 나선 연준 위원들이 매파적 발언을 함으로써 상승 폭을 키웠다. 이에 역외 원·달러 환율은 1290원에 근접하며 지난해 12월 23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 외국인 수급이 선물을 동반한 차익거래 비중이 크다는 점에서 오늘 장중 외국인의 선물 매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어제와 달리 국내 기관(금융투자 중심의 매도차익거래가 나오면서 장중 변동성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프로그램을 통한 매도 압력도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삼성전자는 전날 연결 감사보고서 공시를 통해 지난해 재고자산이 약 52조 원으로 전년 대비 21% 정도 증가했지만, 지난해 3분기 말 약 57조 원 대비 감소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지속하고 있음에도 주요 시장인 미국, 유럽 등의 소비 여력은 여전히 견고함을 나타내는 여러 지표가 발표되고 있어 향후 재고조정은 속도감 있게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과 시설투자에는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만큼 경기 확장 국면에서 수혜 기대가 크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 전날 국내증시는 미국 소비지표 호조에 따른 연준 긴축 정당화 우려에도 나스닥 등 성장주를 중심으로 한 미국 증시 강세, 경기 연착륙 기대감, 전일 낙폭과대 인식성 매수세 유입 등에 힘입어 반등에 성공했다.
최근 원·달러가 1210원에서 1280원대까지 급등, 엔·달러와 동반 약세를 보이고 있다. 엔화의 약세는 BOJ(일본은행) 신임 총재로 지명된 우에다의 성향이 아직 파악되지 않아 정책 불확실성이 확대된 것에 기인한다.
이번 주에 발표된 영국, 유로존의 1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파운드화, 유로화는 큰 변동 없이 횡보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달러지수에서 유로화 다음으로 비중이 큰 엔화의 약세가 최근 달러 강세를 견인하는 요인 중 하나다. 원·달러의 약세는 외국인들의 순매수 기조를 둔화시킬 수 있는 요인이므로 엔화 흐름 및 BOJ 정책 역시 주시할 필요가 있다.
한편 연초 이후 3일 이상 순매도한 적이 없는 외국인은 전일 코스피, 코스닥 각각 200억 원, 1600억 원 가까이 순매수했다. 1월 대비 둔화하기는 했지만, 순매수세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배경에는 중국 리오프닝 수혜와 주주환원 개선 기대감이 기저에 있다.
전날 삼성물산의 3개년 주주환원 정책 발표 및 5년간 자사주 전량 소각 보도 직후 장중 5%대까지 상승 폭을 확대했다. 경기 연착륙 기대감이 상존하고 있기는 하지만 기업의 성장이 정체된 국면에서 현금흐름이 안정적인 대형주들의 주주환원 공시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기 때문에 해당 이슈는 올해 내내 주목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