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 후보가 제주 4.3 사건이 북한 김일성의 지시로 촉발됐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논란을 빚었다.
태 의원은 13일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첫 합동연설회 참석을 위해 전날 제주를 방문해 제주 4·3 사건 희생자 추모 공간인 ‘제주 4·3 평화공원’을 찾아 이같이 발언했다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밝혔다.
주영 북한대사관에서 공사로 근무하다 탈북해 망명한 태 의원은 “4·3 사건은 명백히 김씨 일가에 의해 자행된 만행”이라며 “김씨 정권에 몸담다 귀순한 사람으로서 무한한 책임을 느끼며 희생자들에게 무릎을 꿇고 용서를 구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 같은 비극이 없도록 자유 통일대한민국을 이루기 위해 목숨을 걸겠다”라며 희생자 추모비에 향을 올리고 무릎을 꿇은 채 참배하는 사진도 함께 올렸다.
이에 대해 제주 4·3 희생자유족회와 제주4·3기념사업위원회, 제주4·3평화재단 등 관련 단체들은 북한 김일성 지령설이 사장된 지 오래된 허위 주장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들은 “태 의원은 제주4·3사건은 명백히 김일성의 지시로 촉발된 것이라는 등 역사적 사실과 전혀 다른 내용을 유포시키는 등 경거망동을 일삼았다”면서 “4·3을 폭동으로 폄훼해 온 극우의 논리와 전혀 다를 바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태 후보 측 관계자는 “공식 입장 발표는 따로 없을 것”이라면서도 “북한 고위 간부 출신인 태 의원은 4.3 사건이 북한 김일성 지시로 행해진 것으로 교육받았고, 그 정권에 몸을 담은 사람으로서 책임감을 느껴 사과한 것일 뿐 다른 의도는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