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2] 오아시스 코스닥 상장 철회에 IPO 시장 ‘긴장’…“올해 바로미터였는데”

입력 2023-02-13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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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아시스, 13일 상장 철회 결정…기관 수요예측서 공모가 저조한 영향 큰 듯
올해 첫 1兆대 IPO 대어급으로 주목…업계 관계자 “상장 준비 중인 회사 고심할 것”

▲오아시스마켓 본사
▲오아시스마켓 본사
올해 첫 1조 원대 IPO 대어급으로 꼽혔던 오아시스가 상장 철회를 결정했다.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공모가격 밑으로 제안된 것이 상장 발목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아시스가 올해 IPO 시장의 바로미터(척도)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됐던 만큼 이번 철회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오아시스는 13일 “보통주에 대한 공모를 진행해 최종 공모가 확정을 위한 수요예측을 실시했으나 회사의 가치를 적절히 평가 받기 어려운 측면 등 제반 여건을 고려해 공동대표주관회사의 동의 하에 잔여 일정을 취소하고 철회신고서를 제출한다”고 공시했다. 이어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투자자에게 주식을 배정하지 아니한 상태이며, 일반투자자에게도 청약을 실시하기 이전이므로 투자자 보호상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오아시스는 지난 7~8일 이틀에 걸쳐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실시했다. 당초 희망 공모가는 3만500~3만9500원이었으나 기관투자자들이 공모가를 밑도는 가격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아시스는 13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공모가격을 논하는 자리에서 상장 철회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에서는 공모가 산정 과정에서 불거진 ‘고평가 논란’을 극복하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아시스는 매출액 대비 기업가치(EV/Sales) 3.77배를 적용해 공모가를 산출했는데, 피어그룹(유사기업)으로 선정된 쿠팡은 1.36배로 더 낮았다. 30%에 달하는 구주 매출 비중과 상장 후 유통 가능 물량이 45.7%로 높다는 점도 걸림돌이 된 것으로 보인다.

오아시스가 새벽배송 시장의 유일한 흑자기업이라는 강점을 내세웠지만, 경쟁사 대비 낮은 시장점유율로 실적 불확실성이 크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서현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식품 온라인 시장에서 오아시스의 점유율은 0.8% 수준”이라며 “쿠팡프레시와 마켓컬리 대비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을 갖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언제든지 경쟁 심화와 실적 부진이란 불확실성에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오아시스의 이번 결정으로 IPO를 준비 중인 중대형사들의 고민이 깊어졌다. IPO 업계에서도 오아시스 여파가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현대오일뱅크·SK쉴더스·원스토어는 지난해 상장을 한 차례 연기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카카오모빌리티·SK온·LG CNS·CJ올리브영·SSG닷컴 등은 상장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다.

IPO업계 관계자는 “업종을 불문하고 최소 5000억~1조 원 이상 규모의 딜들은 오늘 오아시스 결과를 주시하고 있었을 것”이라며 “(철회 결정을 보고) 올해가 쉽지 않겠구나 생각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대형 딜에 대한 기관투자자들의 부담과 공모가격 수준이 회사가 바라는 만큼 형성되지 않은 점 등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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