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채권과 주가의 동반 랠리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위험자산인 주식과 안전자산인 채권 가격은 반대로 움직이지만, 동반 상승이라는 이례적 양상을 보이는 것이다.
다만 특수한 상황인 만큼 채권과 주가의 동반 랠리가 무한정 지속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설 연휴 이후 채권과 주식, 둘 중 어디에 투자해야 할까.
하이투자증권은 향후 경기침체 패턴과 물가 추이, 또는 두 변수의 조합에 따라 채권시장과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가치가 달라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하이투자증권은 주식과 채권 동반 랠리의 주된 원인으로 ‘물가 리스크 완화 전망’과 ‘엇갈린 경기침체 전망’을 꼽았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 기조가 최소한 베이비스텝으로 전환되거나 빠르면 3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기점으로 종료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채권과 주식시장에서 모두 호재로 선반영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경기를 바라보는 채권시장과 주식시장의 엇갈린 시각도 채권 가격과 주가의 상승 요인”이라며 “채권시장은 경기침체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지만, 주식시장은 옅은 경기침체에 높은 비중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장기적 관점에서 주식과 채권 가격의 방향성이 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경기침체 사이클이 완만한 경기둔화로 종료될지, 또는 깊은 경기침체 국면에 진입할지에 따라 주식과 채권을 양자택일해야 하는 셈이다.
박 연구원은 “완만한 경기침체로 미 연준의 금리인하를 올해 기대하기 어렵다면 채권금리의 하방 경직성이 강화될 수밖에 없다”며 “주가는 연내 금리인하가 일부 악재로 작용할 수 있지만, 완만한 경기침체가 원인이라면 주가는 경기 반등을 기대하면서 상승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상대적으로 주가보다 채권 투자 메리트가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박 연구원은 “하반기 물가 흐름도 변수”라며 “하반기 물가 둔화 속도가 상반기와 유사한 둔화 속도를 유지한 결과로 연말 소비자물가 수준이 3% 초반 수준까지 하락한다면 채권과 주가의 동반 랠리를 기대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주식과 채권이 모두 하락하는 시나리오도 가능하다. 만일 하반기 소비자물가 둔화 속도가 현저히 떨어져 ‘중물가-중금리’ 국면이 현실화한다면 채권 가격과 주가에 모두에 부정적 영향을 주거나 박스권 장세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