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TV ‘황금어장-무릎팍 도사’가 변했다. 막강했던 영향력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영화를 간접광고하려는 손님들까지 무릎팍 도사를 이용할 지경이다.
15일에는 탤런트 김래원이 ‘무릎팍 도사’를 찾아간다. 영화 ‘인사동 스캔들’ 개봉을 앞뒀기 때문이다. 이 영화 홍보대행업체는 “인사동스캔들의 개봉을 앞두고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통해 많은 팬들을 만나기 위해 좀처럼 밝히지 않았던 속내를 털어놓을 각오로 출연을 결정했다”고 알렸다.
앞서 영화 ‘실종’ 개봉 하루 전인 3월18일에는 문성근 편이 방송됐다. 선친 문익환 목사에 얽힌 사연, 정치적인 이야기들을 털어놓았다.
적나라한 영화 홍보는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에서 절정을 이뤘다. 급작스럽게 결혼을 발표한 권상우 출연까지는 그러려니 무심코 넘겼던 시청자들이 영화감독 원태연의 등장을 계기로 폭발했다. 무릎팍도사가 3주 연속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를 조명한 꼴이 됐다.
‘무릎팍도사’에는 홍보성 게스트를 사양한다는 암묵적 룰이 존재했다. 광고성 오락 프로그램들과 선을 그었다. 황석영, 이외수, 강수진, 조수미, 장미란, 최민호 등 손님들이 무릎팍도사의 프로그램 성격을 상징했다. 희소성의 원칙은 무릎팍도사 유명세에 일조한 면이 있다.
무릎팍도사는 추성훈이란 스타를 발굴했고, 이외수의 ‘하악하악’을 베스트셀러에 올려놓은 1등공신이다. 황석영 작 ‘개밥바라기 별’도 방송을 기점으로 판매가 급증했다. 무릎팍도사의 영향력은 여타 예능 프로그램이 범접할 수 없을 정도로 월등했다.
지난해 7월 영화 ‘고사: 피의 중간고사’의 이범수 출연 때만 해도 무릎팍도사의 약효는 유효했다. 혹평이 쏟아졌지만, 흥행 면에서는 홈런을 날렸다. 저예산으로 단기간에 찍어낸 이 영화는 200만명에 근접한 관객 몰이에 성공했다.
그러나 이후 8개월 만에 등장한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는 흥행과 거리가 멀었다. 무릎팍도사의 적극적인 후원에도 불구, 70만명 정도에 그쳤다. 2주 뒤 나온 문성근의 영화 ‘실종’에는 60만명 가량의 관객이 들었다.
무릎팍도사 김래원 편 이후 해당 영화의 흥행실적으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