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아파트 경매시장이 극심한 침체기를 겪고 있다.
5일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이 발표한 ‘2022년 12월 경매동향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는 1754건으로 이 중 483건이 낙찰됐다. 낙찰률은 27.5%로 2004년 10월(27.2%), 12월(27.3%)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낮은 수치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전월(78.6%) 대비 3.6%포인트(p) 하락한 75.0%를 기록했다. 이는 2012년 8월 74.6%를 기록한 이후 10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평균 응찰자 수는 5.7명으로 11월(5.3명)과 비슷한 수준으로 집계됐다.
서울 아파트 낙찰률은 17.9%로 전월(14.2%) 대비 3.7%p 증가했다. 낙찰가율은 전월(83.6%)보다 7.1%p 하락한 76.5%를 기록해 2013년 12월(79.6%) 이후 9년 만에 처음으로 80% 선이 무너졌다. 평균 응찰자 수는 4.5명으로 11월(3.4명)보다 1.0명이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금리 인상 충격으로 집값이 더 내려갈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하자 서울 아파트 경매시장에선 세 차례 이상 유찰되며 최초 감정가의 절반 수준으로 나온 물건들이 속출하고 있다.
서울남부지방법원 남부5계에서 진행한 양천구 목동 ‘한신청구’ 전용면적 84㎡형은 세 차례 유찰되면서 이달 18일 네 번째 경매를 앞두고 있다. 이 매물은 지난해 9월 최초 감정가 16억300만 원에 1회차 경매를 진행했으나 유찰됐고, 지난달 21일 감정가의 60% 수준인 10억2592만 원에도 끝내 주인을 찾지 못했다.
이 물건은 8억2073만 원에 다시 경매대에 오른다. 이는 6년 전인 2017년 9월 실거래가와 비슷한 수준이다.
관악구 신림동 ‘신림현대’ 전용 119㎡형은 이달 11일 6억4614만 원에 경매에 부쳐진다. 이 물건은 지난해 9월과 10월, 11월 유찰을 거듭하면서 최초 감정가(12억6200만 원)의 반값까지 입찰가가 떨어졌다.
지방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방 5대 광역시 중 부산 아파트 낙찰률이 19.0%를 기록하면서 역대 최저점을 찍었다. 평균 낙찰가율은 74.1%로 전월(78.5%)보다 4.4%p 하락했다.
울산(76.6%) 아파트 낙찰가율은 전월(77.9%) 대비 1.3%p 떨어지면서 지난해 9월부터 매월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 대구(70.4%)와 대전(71.1%), 광주(81.2%) 아파트 낙찰가율은 전달과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