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 지역으로 알려진 강원 영서 지역에 위치하지만 전국 평균과 비슷한 초미세먼지 농도 수준을 보이는 춘천시의 경우 중국에서 유입되는 바람 영향이 가장 크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은 강원권 대기환경연구소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1월까지 1년간 측정한 '춘천 초미세먼지(PM2.5) 상세성분 결과'를 16일 공개했다.
측정 기간 춘천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18㎍/㎥로 전국 평균치와 같았다.
사계절 중에서는 겨울철 농도가 가장 높아 '나쁨' 이상 일수(25일)의 대부분이 11월부터 3월 사이에 집중됐다.
성분 구성비를 보면 유기탄소가 29%로 가장 높았고 질산염(26%), 황산염(15%), 암모늄염(14%) 순으로 나타났다. 유기탄소 비중은 여름과 가을에 특히 컸고 봄과 겨울에는 질산염이 비율이 더 높았다.
유기탄소 비중이 높은 원인은 지역내 생물성 연소에 의한 배출이나 주변 산림지역에서 배출된 자연적 휘발성유기화합물(BVOCs)의 전환에 의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야외에서 쓰레기를 불법소각 하는 경우가 여전하고 나무를 태워 고기를 직화로 익히는 대형 음식점이 산재한 까닭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2월부터 3월까지인 제3차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기간 중 춘천 초미세먼지 농도가 높았을 때는 주로 중국 동북 지역과 허베이·산둥지역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유입된 것으로 분석됐다.
3차 계절관리제 기간 춘천 초미세먼지가 고농도일 때 중국 동북 지역(50%)과 허베이·산둥지역(42%)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춘천에 유입되는 바람의 92%를 차지했다.
특히 베이징과 톈진 등 중국 대도시가 위치한 산둥지역을 거치는 바람이 춘천에 들어올 때 춘천 초미세먼지 가운데 질산염 비율이 큰 폭으로 높아졌다. 중국 대도시에서 발생한 초미세먼지 전구물질이 우리나라 수도권에서 초미세먼지로 바뀐 뒤 춘천에 유입된 것으로 추정됐다.
대기 중 화학반응으로 미세먼지를 생성하는 전구물질에는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암모니아 등이 있다.
올해 1월은 춘천에 초미세먼지가 짙을 때 유입된 바람의 36%가 북한발이었다.
북한은 아직 난방 등을 위해 나무를 태우는 경우가 많아 '생물성 연소에 의한 미세먼지'가 많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북한은 미세먼지 배출원 자료가 없어 북한발 미세먼지가 국내에 얼마나 유입되는지 분석이 어렵다.
김대곤 국립환경과학원 대기환경연구과장은 "이번 관측 결과는 강원 영서 지역에서 초미세먼지 화학성분을 상시 관측한 최초 결과로 고농도 초미세먼지 관리 대응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중국 등 국외에서 장거리 이동해 온 대기오염물질뿐만 아니라 수도권, 북한의 영향도 지속해서 연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