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의 무역 적자 누적액이 500억 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역의 중심축인 대중 무역수지가 적자 행보를 이어가고, 반도체 수출도 크게 흔들리고 있다. 12월에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지면서 새해에도 불안한 모습은 계속될 전망이다.
12일 본지가 올해 1월부터 12월 초까지 수출입 동향을 분석한 결과, 올해 무역수지는 대중 무역수지와 반도체 수출의 흐름에 따라 요동치는 모습을 보였다.
'중국'과 '반도체'가 흔들리면서 올해 한국 무역수지는 역대 최대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10일까지 적자액만 474억6400만 달러다. 전문가들은 누적 적자액이 480억 달러를 넘길 것으로 예측했다.
월 별로 살펴보면 1월 49억8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한 후 2월 7억6000만 달러, 3월 2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반짝 회복세를 보였다. 하지만 이후 11월까지 8개월 내리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 폭은 대중 무역수지와 반도체 수출 흐름과 맥을 같이 했다. 대중 무역수지가 흔들리기 시작하며 4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던 5월부터 8월까지 무역수지 적자 폭은 꾸준히 늘었다.
5월 15억 4000만 달러, 6월 24억 6000만 달러를 기록한 후 8월엔 94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대중 무역수지는 5월 10억9000만 달러 6월 12억 달러, 7월 6억1000만 달러, 8월 3억6000만 달러 적자였다.
반도체 수출은 8월부터 흔들렸다. 반도체는 8월 7.8%, 9월 5.6%, 10월 17.4%, 11월 29.8% 감소했다. 무역수지는 반도체 감소 비율과 비례해서 적자액이 늘어났다. 8월 94억, 9월 38억2000만 달러, 10월 67억 달러, 11월 70억1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한국 무역의 중심은 대중 무역과 반도체다. 대중 수출은 비중이 23%에 달하며 가장 크다. 한국 무역이 성장기일 땐 대중 무역이 호황이었다.
지난해 한국 무역수지가 294억9000만 달러 흑자를 낼 때, 대중 무역수지는 243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대중 수출은 1629억 달러를 기록하며 한국 무역의 중심 역할을 했다.
반도체도 마찬가지다. 반도체는 주요 품목 중 비중이 19%를 넘으며 한국 수출의 중심축이다. 지난해 연간 비중이 19.9%에 달했고, 누적 수출액만 1279억8400만 달러에 달했다. 2020년보다 29% 상승한 수치다.
문제는 대중 무역수지와 반도체 외에도 불안 요소가 많다는 점이다. 미국과 유럽연합, 아세안 등 주요 국가들을 상대로 수입이 크게 늘고 있다.
11월 말까지 대미 무역수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8억7300만 달러 흑자로 나타났다. 아세안을 상대로는 394억91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유럽연합은 43억5800만 달러 적자를 보였다. 대미 수입은 11.3%, 아세안 상대 수입은 24.2% 증가했다.
대중 무역수지와 반도체 수출의 감소 등 좋지 않은 흐름은 12월에도 이어갔다. 10일까지 대중 무역수지는 5억 9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고, 반도체는 27.6% 감소했다.
에너지도 불안한 상태다. 세계 원유 가격이 하락하는 데도 한국의 에너지 수입액은 증가했다. 석유제품 수입과 석탄 수입이 각각 11.2%, 7.1% 감소했지만, 원유는 24.7%, 가스는 34.1% 수입이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