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절차를 이번 주 내로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육·해·공 통합 방산시스템을 갖춘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과 산업은행은 이르면 이번 주에 대우조선 인수 관련 본계약을 체결한다. 이에 앞서 산은은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매각 진행 상황도 보고하기로 했다.
이후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 심사와 해외 경쟁 당국의 승인 등 국내외 인허가 절차를 거친 뒤, 대우조선이 한화를 상대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한다.
한화 측이 주금을 납부하면 매각 절차는 모두 마무리된다. 본계약 체결 마감 시한은 오는 19일이다. 마감 기한은 양측 합의에 따라 연장할 수 있다.
유상 증자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1조 원), 한화시스템(5000억 원), 한화임팩트파트너스(4000억 원), 한화에너지 자회사 3곳(1000억 원) 등 총 6곳이 참여하는데 한화 측은 자금 마련에는 문제가 없다는 태도다.
2008년에도 한화그룹은 대우조선을 인수하려고 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자금 조달에 실패하면서 인수를 포기했었다. 당시 인수가격은 6조 원이었다.
이 때문에 이번 과정에서 '헐값 매각' 논란 우려도 있었으나, 산은은 "보유한 주식의 매각이 아니라 한화가 대우조선에 대해 2조 원 규모의 신규 자본을 확충하는 것"이라며 일축했다.
한화그룹은 대우조선 인수로 잠수함 등 군용 특수선 사업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대우조선의 사업은 특수선(군함·잠수함)과 상선 부문으로 나뉘는데, 한화는 대우조선 인수함에 따라 구축함과 경비함, 잠수함 등 특수선 건조 역량을 확보할 수 있고, 나아가 육·해·공 통합 방산시스템을 갖출 수 있게 됐다.
김동관 부회장을 주축으로 진행 중인 한화그룹 사업구조 재편도 대우조선 인수 마무리로 마지막 퍼즐 조각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한화그룹은 방산을 미래 산업으로 육성한다는 전략에 따라 기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 한화디펜스 등 3개 회사에 분산됐던 그룹의 방산 사업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통합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30년까지 '글로벌 방산 톱10'으로 올라서겠다는 구상으로 '한국판 록히드마틴'이 되겠다는 비전을 내걸었다.
방산과 함께 그룹의 또 다른 한 축인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서도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한화의 기존 액화천연가스(LNG) 수입·발전사업에 대우조선의 LNG 해상 생산 기술과 운반, 연안 재기화 설비 등이 더해져 LNG 시장에서의 사업 확대가 기대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대우조선의 높은 부채비율부터 해결하는 게 가장 급선무라는 시각이다.
대우조선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기준 자산총액 12조4992억 원 중 부채가 11조6005억 원이다. 자기자본은 8986억 원(영구채 2조3000억 원 포함) 수준이다. 3분기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1291%다.
한화그룹 측은 "그룹의 사업적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것뿐 아니라 국가 기간 산업에 대한 투자로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도 결코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사업보국 정신으로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