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 하강에 따른 수출 감소에 국내 제조업 경기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제조업 경기 후퇴가 지속된다면 소비 및 투자 위축 등 내수 경기에도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커지고 있다.
8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0월 제조업 생산지수(계절조정 기준)는 전월대비 3.6% 감소한 110.5(2015=100)를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2020년 11월(109.6)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9월 75.1%에서 10월 72.4%로 2.7%포인트(p) 하락했다. 가동률 72.4%는 2020년 8월(70.4%) 이후 가장 낮았다. 재고율(122.1%)도 전월(121.4%)에 이어 높은 수준을 지속하면서 부진한 모습이다.
제조업 경기 하강은 미국 등 주요국의 통화긴축과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 등으로 인한 글로벌 경기 둔화로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 감소가 가장 큰 이유다.
우리 수출은 올해 10월 전년대비 5.7% 줄면서 2년 만에 감소세로 전환됐고, 지난달에는 14.0% 줄면서 감소폭이 확대됐다. 앞으로 수출 감소세가 본격화할 가능성에 최근 화물연대의 집단운송거부에 따른 시멘트·철강·석유화학 등의 출하 차질까지 더해지면서 제조업 전망은 어둡기만 하다.
실제 제조업의 업황 경기실사지수(BSI·계절조정 기준)가 지난달 75에서 이달 70으로 내려갔다. BSI는 경영상황에 대한 기업가의 판단과 전망을 바탕으로 산출된 통계로, 부정적 응답이 긍정적 응답보다 많으면 지수가 100을 밑돈다.
우려스러운 점은 우리 산업의 근간인 제조업 경기 부진이 지속되면 소비 등 내수 경기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올해 3분기 제조업에 종사하는 가구주가 벌어들인 근로소득은 전체 가구주 근로소득의 26.9%를 차지한다. 제조업 경기가 안좋아지면 이들의 소득도 줄어들 가능성이 커 소비가 제약될 수 있다. 현재 고물가·고금리로 소비여력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악재가 더 추가되는 셈이다.
이미 소비는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소비동향을 보여는 주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기준 9월(-1.9%), 10월(-0.2%) 두 달 연속 감소했다.
수출 감소와 소비 둔화 우려에 투자 전망도 밝지 않다. 10월 설비투자는 전월 대비 보합(0.0%)을 기록했지만, 향후 국내 설비 투자의 동향을 예고하는 국내기계수주는 9월(-25.8%), 10월(-13.5%) 두 달째 감소세다.
수출과 소비, 투자 감소는 우리 경제 성장률 하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를 반영하듯 이미 대다수 국내외 연구기관들은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대로 하향조정했으며, 마이너스 성장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실장은 "2023년에는 수출에 이어 내수도 본격적으로 침체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며 "최근 경제 심리의 급격한 냉각에 대응해 수출·소비·투자 활성화를 위한 다각적인 정책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