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피하기 어려워…관건은 강도
중국 코로나 정책 완화로 외국인 국내 이탈
연말 ‘산타랠리’(크리스마스를 전후한 연말과 신년 초에 주가가 강세를 보이는 현상) 대신 ‘R(recession·경기 침체)의 공포’ 랠리가 펼쳐지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예상보다 길고, 높을 수 있다는 우려에 금융시장은 갈피를 못 잡고 출렁이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12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 결과 이후 불확실성이 다소 사그라들 것으로 보고 있다.
7일 코스피 지수는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2400포인트를 밑돈 2382.81에 마감했다. 코스피는 한 달여 간 2400포인트를 웃돌며 산타랠리 기대감을 높였지만, 금리 정책과 경기 불확실성 속에 낙폭을 키워가고 있다.
경제 지표 호조 속에 연준이 기대와 달리 더 강한 긴축을 오랫동안 끌고 갈 수 있다는 우려가 증시 하방 압력을 높였다. 고강도 긴축은 경기를 압박해 R의 공포를 더욱 자극할 수 있다.
경기침체는 피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관건은 침체의 강도다. 얕은 침체에 그칠 가능성이 커보이지만, 향후 발표되는 경제지표를 놓고 시장이 확인하는 과정에서 변동성이 확대될 전망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연말까지 코스피가 박스권에서 움직일 것으로 보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준보다 중요한 건 경기침체 강도다. 이달 안에 판가름 나긴 어렵고, 내년이 되어야 그 강도를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전체적으로 박스권 움직임을 나타낼 것으로 보이며, 2300을 하단으로 놓고 연저점은 깨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인상 사이클 불확실성으로 경기침체 우려 역시 동반 증폭되고 있지만, 장단기 금리 스프레드 역전 폭 확대에도 이번 침체사이클은 급격한 침체보다 완만한 침체에 그칠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라고 했다.
이어 “금융시장이 금리 정책과 경기 불확실성의 혼재 구간을 지나고 있지만, 12월 FOMC 이후에는 불확실성이 점진적으로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분석했다.
‘차이나런’(글로벌 자본의 중국 이탈 현상)으로 반사이익을 보던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이탈 현상도 변수다. 지난달 3조9110억 원 순매수했던 외국인은 이달 들어 9000억 원 이상 내다 팔며 순매도세로 돌아섰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 “며칠 사이 외국인이 순매도를 기록하면서 다른 나라는 오르는데 우리나라만 빠지는 현상이 발생했다. 차이나런도 일부 있었다”면서 “최근 중국 코로나 정책 완화되면서 우리나라에서 중국으로 많이 넘어가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서 연구원은 “외인이 우리나라 시장에서 중국으로 넘어가는 것이 향후 우리나라 수출 둔화를 개선시킬 수 있기 때문에 나쁜 현상은 아니다”라면서 “하락은 일시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