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코로나19 충격에 따른 경기 둔화 속 올해 들어 두 번째로 지급준비율을 인하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다음 달 5일부터 은행 지준율을 0.25%포인트(p) 인하한다고 25일 밝혔다.
인민은행은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분야를 지원하기 위해 지준율을 인하한다면서 이를 통해 시중에 공급되는 장기 유동성이 5000억 위안(약 93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인하 후 중국 금융권의 가중평균 지준율은 7.8%로 낮아진다.
인민은행은 "유동성을 합리적으로 충분히 유지하면서 신중한 통화 정책의 이행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인민은행은 4월에도 은행 지준율을 0.25%p 인하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 0.5%p 인하 이후 넉 달만이었다. 당시 인민은행은 지준율 인하로 시장에 공급되는 장기 유동성이 5300억 위안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이번 인하 결정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일일 신규 감염자 수가 3만 명을 넘어서고 베이징과 상하이, 광저우 등 대도시가 봉쇄로 상황이 어려워진 가운데 내려졌다.
전날 노무라증권은 현재 중국 산업생산의 21.1%를 차지하는 지역이 코로나19에 따른 봉쇄나 각종 규제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추산했다.
이 수치는 지난 14일 15.6%였는데, 며칠 새 5%p 넘게 증가했다. 한 달 전만 해도 이 수치는 9.5%였다.
중국의 지준율 인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흐름과 반대의 움직임이다.
세계 주요국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긴축 흐름에 동참하고 있지만, 중국은 코로나19 대확산으로 큰 충격을 받는 자국 경제를 안정화하기 위해 반대의 선택을 했다.
중국 당국은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목표치를 5.5%로 잡았지만, 1분기 성장률이 4.8%를 기록한 뒤 2분기에 0.4%로 급전 직하했다가 3분기 3.9%로 반등했다.
그러나 4분기 성장률에 대한 전망이 암울한 가운데 이미 올해 목표 달성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난달 소매 판매 성장률이 0.5% 감소하는 등 각종 경제지표가 악화하고, 부동산 침체도 이어지고 있다.
앞서 중국 금융 당국은 11일 부동산 위기 극복을 위해 기업들의 은행 대출과 채권 상환 기간을 연장하는 내용의 16개 조치를 발표했다. 이 조치가 가능하게 하려면 일반은행으로선 자금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