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할 곳이 없다”…집 나간 개미, 증시로 돌아올까

입력 2022-11-22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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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
▲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

마땅한 투자처가 없다. 2년 동안 주식시장을 견인했던 유동성 파티는 끝났다. 부동산 버블은 꺼져가고 있고,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은 가파른 금리 인상과 달러 강세로 찬밥 신세가 됐다. ‘FTX 사태’로 가상자산의 인기도 시들해졌고, 채권시장에도 좀처럼 온기가 돌지 않는다.

끝 모르고 내리막길을 걷던 코스피가 최근 반등을 시도하면서 집 나간 개미(개인 투자자)들이 돌아올지 관심이 쏠린다. 은행권의 예·적금 금리 경쟁이 변수지만, 코로나19 이후 주식 투자로 짭짤한 수익을 냈던 투자자들에겐 주식시장이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처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국내 증시의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14조9861억 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초 21조 원에 달했던 일평균 거래대금은 지난달 12조8901억 원까지 쪼그라들었다가 증시가 차츰 회복세를 보이면서 소폭 상승했다.

지난달 2100선마저 위협받던 코스피는 바닥을 다지고 2400선을 탈환했다. 물가 상승세가 둔화하면서 긴축 공포가 누그러진 영향이다. 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7% 상승했다. 지난 14일 코스피는 장중 2499.43까지 오르면서 2500선 안착을 시도하기도 했다. 우리 증시가 다른 나라보다 선제적으로 과도하게 조정받은 측면도 작용했다. 이날 코스피는 9월 30일 연저점(종가 2155.49포인트) 대비 11.59% 올랐다. 같은 기간 S&P500(2.44%), 나스닥(3.51%)보다 상승 폭이 크다.

안전자산으로 꼽히던 금은 찬밥 신세가 됐다. 거래소 통계 기준 금의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올해 3월 150억 원에서 35억 원으로 급감했다. 가파른 금리 인상과 달러 강세로 맥을 못 추고 있는 것이다. 세계 금 협회(World Gold Council)는 올해 3분기 투자 목적의 금 수요가 전년 대비 47%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이달 들어 실질금리와 달러 지수가 하락하며 금 가격이 오르긴 했지만, 미국의 긴축 기조에 따라 내년 상반기까지 실질금리의 지속적인 하락을 전망하긴 어렵다”며 금값의 장기적 반등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FTX의 파산 여파로 가상자산 투자도 시들해졌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현재 1만5000달러 언저리에서 거래되고 있다. 약 1년 전 비트코인은 6만5000달러까지 치솟은 바 있다.

또한 금리 인상과 레고랜드 사태로 자금시장이 경색되면서 채권시장의 ‘연초 효과’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통상 채권시장은 연초에 기관들의 자금 집행 등으로 강세를 보이는데, 내년까지 금리 인상이 이어지는 만큼 유동성이 더욱 말라붙을 것이란 우울한 전망이 나온다.

빠르게 오르고 있는 은행권의 예·적금 금리는 변수지만, 예금금리 이상의 수익률을 노리는 ‘공격형’ 투자자들에게는 주식 투자가 여전히 매력적이란 평가다. 다만 주식시장의 앞날 역시 순탄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2023년 내내 경기 침체 국면에 머물러 있을 것이고, 2024년에 들어서야 금리 인하, 정부 부양책 등 강세장 진입을 위한 요건이 충족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경제보다 3~6개월 선행하는 주식시장 경향을 고려했을 때 내년 하반기 말에 가서야 금융장세로 이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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