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세가 약화하는 모습이고 향후 경기가 둔화할 가능성을 시사하는 지표들이 점차 증가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가 내린 우리 경제에 대한 진단이다.
‘경기 회복세 완만’에서 ‘경기 회복세 약화’로 진단이 부정적으로 전환된데 이어 이달에는 ‘성장세 약화’ 경기 진단이 더 어두워진 것이다. KDI 관계자는 “지난달까지는 경기 회복 기조라는 판단을 유지했으나 이번에는 경기 회복 기조라는 판단 자체를 거둬들인 것”이라고 평가했다.
무역수지는 7개월 연속 적자를 보였다. 1997년 IMF 발생 후 25년 만에 가장 긴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증가세를 이어오던 수출은 2년 만에 감소세로 전환하면서 우리 경제의 불안감을 가중하고 있다. 정부는 전년 동월 수출이 잘된 기저효과라곤 하지만 수출 마이너스란 팩트는 긍정적 요인이 아님은 분명하다. 수출 주요 품목인 반도체는 17.4% 급감하며 3개월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
경기 국면을 예측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선행지수의 하락세, 주요국 제조업 심리 약화 등은 세계 경기 둔화 국면에 진입했다는 분석도 있다. 통계청의 9월 산업활동 동향을 보면 반도체 생산은 전월보다 4.5% 감소해 7월(-3.5%)과 8월(-12.8%)에 이어 석 달 연속 감소세고 1차 금속 생산도 태풍 힌남노 등의 영향으로 15.7% 줄었다.
제조업 생산은 1.8% 줄면서 3개월 연속 감소했는데도 제조업 재고율(출하 대비 재고 비율)은 123.4%로 전월(122.9%)보다 상승해 제조업 부진의 단면을 보여줬다.
비제조업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계절조정 기준)는 지난달 81에서 이달 77로 떨어졌다. BSI는 100을 기준으로 경영상황이 위는 긍정적, 밑은 부정적을 의미한다.
미분양 주택 수의 증가, 소비자심리지수가 하락 등은 앞으로 건설 투자와 소비 회복이 제약될 가능성을 내포한다.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단기자금시장과 채권시장에서 일시적인 신용 불안이 발생하면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은 커졌다. 이렇게 경제 지표가 우리 경제에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이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코로나 이후 3년 1개월 만인 지난달 17일 열린 직원 조회에서 “산업부가 더 열심히 일하고, 실물경제 위기 해결하는데는 우리(산업부) 외엔 없다”고 강조했다. 그의 말 처럼 산업부는 본업을 수행하고 있다.
산업부는 업계와 머리를 맞대고 자동차, 반도체, 조선, 이차전지 발전 전략을 내놨다. △제조서비스 전략 △AI 로봇전략 △디스플레이 발전방안 △차량용반도체 국가로드맵 △자동차부품산업 지원전략 △산업디지털전환 종합계획 등도 연내 발표할 계획이다. ‘산업 대전환’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을 현실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수출 전담부서답게 수출 노하우를 타 부처와 공유해 우리 수출의 활력을 더할 계획이다. 부처별로 산업진흥·수출지원 전담체계를 구축·강화하는 한편 부처별 수출전략·지원계획을 수립하고 무역투자전략회의를 통해 이행현황 등을 관리할 방침이다. 또 한국무역보험공사 코트라 등 수출지원기관을 통해 전 부처 산하기관의 수출지원역량을 강화하고 수출지원기관 간 협력체계도 구축한다. 우리 경제가 위기인 지금 산업부의 산업, 수출 등 실물경제 정책이 약발을 발휘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