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차’ 코넥스, 개미 놀이터 되나…기관은 손 뗀다

입력 2022-11-07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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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넥스 출범 10년 차, 덩치는 10배 커졌지만…기관 투자는 파리 날려
코스닥 상장 요건 완화되면서 코넥스 투자 매력도 저하

신생 기업의 자본 조달을 위해 조성된 코넥스 시장이 출범 후 몸집이 10배 가까이 커졌지만, 이는 순전히 개미(개인 투자자)의 힘인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 ‘큰 손’인 기관은 코넥스 시장에서 손을 떼면서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기준 코넥스 시장에 상장된 기업의 시가총액은 3조8629억 원으로 처음 문을 열었던 2013년 7월 1일(4688억 원)보다 7.3배 성장했다. 거래 대금은 10년 동안 약 2배 가까이 늘었다. 개장 첫 한 달 코넥스 시장의 일 평균 거래대금은 4억4000만 원이었으나, 이달엔 7억2000만 원을 기록했다.

문제는 기관들은 점차 코넥스 시장 투자를 줄이고 있다는 점이다. 2013년 7월 기관의 거래대금은 전체 거래대금(100억 원) 중 매수(63억 원)는 63%, 매도(3억 원)는 3%를 차지했다. 하지만 최근 한 달 동안 매수(7억 원) 비율은 4%로 떨어졌고 매도(7억 원)는 4%로 1%포인트(p) 오르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개인의 매수 거래 대금(35억 원)은 전체 중 35%에서 92%(166억 원)로, 매도 거래 대금(84억 원)도 84%에서 92%(166억 원)로 늘었다. 이 기간 외국인의 매수·매도 거래대금은 0%에서 1%로 소폭 증가했다.

기관이 코넥스 투자를 줄이는 이유는 리스크에 비해 이점이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코넥스 시장의 대표적인 비판은 유가증권시장·코스닥 상장 기업에 받는 규제도 약해 상대적으로 정보가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실제 코넥스 시장은 상장 기업의 공시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최소한의 공시 규제만 받고 있다. 코넥스 시장은 상장폐지 등 시장 조치 관련 사항, 지배구조 변동 사항 등 상대적으로 중요성이 큰 항목만 의무공시 대상이며, 긴급성이 낮은 사항은 다음날 공시도 가능하다.

증권사의 종목 분석 리포트가 유가증권시장·코스닥 상장 기업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뤄 코넥스 기업의 정보 접근성이 떨어지는 점도 해당 시장의 투자 매력을 낮추는 요인이다. 이에 지난 3월 한국거래소, 한국예탁결제원, 한국증권금융이 한국IR협의회 내 기업리서치센터(시총 5000억 원 미만의 중소형 기업에 대한 정보 제공)를 설치했지만, 이날까지 나온 리포트 개수는 172개다. 이는 당초 목표였던 1년에 600개에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 수치다.

코스닥의 문턱이 낮아져 기관이 투자를 위해 굳이 코넥스를 찾을 필요도 없어졌다. 2017년 이익 미실현 특례가 도입되면서 당장 수익이 나지 않는 기업도 향후 수익이 날 가능성이 크면 코스닥에 상장할 수 있게 됐다. 여기에 코넥스에서 코스닥 시장으로 이전 상장하는 데 신속이전상장 제도(질적 심사요건 중 기업 계속성과 경영 안정성 요건이 면제)도 도입됐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연구원 관계자는 “코스닥 (상장) 요건을 계속 낮추면서 코넥스를 키운다는 건 말이 안 맞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 4월 금융위원회는 기본예탁금이 3000만 원 이상 있어야 개인 투자를 할 수 있었던 코넥스 시장 규제를 폐지했다. 현재도 시장의 다수를 차지하는 개인 투자자의 길만 열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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