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깨톡] 보험사 건전성 위기라는데…내 보험금 받을 수 있을까?

입력 2022-11-0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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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농협생명, 일시적 자본잠식"

"흥국생명·DB생명, 콜옵션 포기"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보험사들의 건전성에 빨간불이 들어왔습니다. 뉴스를 봐도 무슨 안 좋은 일이 생긴 건 확실해 보입니다. 해당 보험사에 가입한 소비자들은 내 보험금 지급에는 문제가 없는 건지 걱정되실 텐데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너무 우려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보험사들의 보험금 지급능력 자체에는 문제가 없고, 정부도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보험에 가입한 소비자들이 혹시나 하는 마음에 보험을 급히 해지하지 않아도 된다는 얘깁니다.

그렇다면 국내 보험시장에 어떠한 이유로 건전성 위기가 왔는지 살펴볼까요? 농협생명은 올해 9월 말 기준 5조5000억 원의 평가 손실이 발생해 4820억 원 규모의 자본 잠식이 발생했습니다. 보험사의 건전성 지표로 쓰이는 지급여력비율(RBC)이 107%까지 떨어졌죠.

농협생명의 RBC비율이 하락한 것은 2020년 32조 원 규모의 만기 보유채권을 매도 가능 채권으로 전환했기 때문입니다. 만기보유채권은 취득 원가로 기록되지만 매도가능 채권은 시가로 평가됩니다. 금리 하락에 따른 채권 평가이익이 자산에 반영돼 자본을 확충(RBC비율)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금리 인하 시기에는 매도가능채권은 평가 이익이 발생하지만, 인상 시기에는 반대로 평가손이 발생합니다. 또 한 번 채권 분류를 바꾸면 3년간 재조정이 불가해 내년에서야 재분류가 가능하죠.

농협생명의 경우는 올해 들어 시장 금리가 이례적으로 급등한 것을 자본확충으로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매도가능채권에서 대규모 평가손이 발생했지만, 장부상 가치일 뿐이라는 게 회사의 설명입니다. 실제 농협생명은 보험금 지급능력을 나타내는 또 다른 지표인 책임준비금 적정성평가(LAT)에서 8조1000억 원 이상 잉여액을 보유하고 있어 고객 보험금 지급 안정성에는 문제가 없는 상황입니다.

흥국생명과 DB생명도 여의치 않은 상황에 봉착했습니다. 외화 신종자본증권의 콜옵션(조기상환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죠.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우리 자본시장의 신뢰도 하락이 발생할 수 있다는 시장의 우려가 나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금리 상승기여서 흥국생명이 유리한 선택을 한 것이고 자본시장에 큰 파문을 일으킬 가능성은 작다는 게 금융당국의 판단입니다. 금융당국은 사태의 발단인 흥국생명의 재무구조가 나쁘지 않고, 수익성도 좋은 데다 계약자에 대한 보험금 지급 등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회사라 연쇄적인 문제가 발생할 일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너무 과도한 우려는 오히려 시장의 불안을 더 키울 수 있다고도 지적했고요.

금융당국 관계자는 "흥국생명은 경영실적이 양호해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며 "금융회사들과 지속해서 소통하고 모니터링하고 있는 만큼 과도한 우려는 불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금융당국은 DB생명이 13일 예정된 300억 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콜옵션 행사일을 내년 5월로 변경한 것에 대해서도 "해외 발행이 아닌 국내 발행 건으로 해외 투자자와는 관련이 없으며 이 신종자본증권 투자자는 소수로 시장에 유통되는 물량이 아닌 만큼 채권 유통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없다"고 밝혔습니다.

금융당국은 이러한 상황을 지속해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고객 보험금 지급에 문제가 생기는 상황까진 당국이 두고 보진 않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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