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창립기념일인 1일 주가 6만 원대에 턱걸이 안착했다. 주가 6만 원대는 8월 이후 2달 만이다.
1일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1.01% 오른 6만 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시가 5만9900원에 시작한 삼성전자는 장 초반부터 6만 원 돌파를 시도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달 27일에는 장중 6만100원을 기록했지만, 종가 5만9500원으로 마감한 바 있다. 삼성전자 주가가 종가기준으로 6만 원을 넘어선 건 8월 26일(6만 원)이 마지막이다.
삼성전자의 주가흐름을 바꿔 놓은 것은 외국인과 기관이었다. 지지부진한 주가가 계속 이어지자 개인 투자자는 삼성전자를 던졌고, 외국인과 기관은 개인의 매도 물량을 소화했다. 지난달에만 개인은 삼성전자 주식을 1조5360억 원 팔았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조5060억 원, 450억 원어치 사들였다. 특히, 삼성전자는 10월 외국인 순매수 1위에 올랐다.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발표를 기점으로 증권사들의 목표주가도 속속 올라가기 시작했다. 상상인증권(6만1000원 → 6만3000원), 다올투자증권(6만8000원 → 6만9000원), NH투자증권(6만7000원 → 7만2000원) 등이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상향조정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 매출액 76조7817억 원, 영업이익 10조8520억 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95%, 31.39% 감소한 실적이다. 삼성전자의 실적은 하락했지만, 메모리 공급 축소로 내년 2분기부터 시장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 업계의 구조조정을 거친 뒤 생존업체들의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는 전망도 나온다.
글로벌 반도체 업계가 보릿고개에 직면한 가운데, 삼성전자는 인위적인 감산을 하지 않겠다고 밝혀 치킨게임이 재연될 가능성이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08년 벌어진 메모리 반도체 치킨게임에서 승리하며, 메모리 반도체 시장 1위에 오른 바 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D램은 업계 전반적으로 2023년 투자 축소 및 감산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고, 낸드는 일부 업체들이 여전히 경쟁을 고수해 대부분 회사가 내년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를 통해 일부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생존한 업체는 2024년 대규모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김양재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 지배력과 원가 경쟁력을 갖춘 삼성전자는 메모리 업황 다운턴에서 경쟁사와 달리 감산 활동 없이 설비투자(CAPEX)를 오히려 확대하는 모습”이라며 “치킨게임 재개가 아니라 중장기 사업 안정성을 확보하려는 목적으로, 관련 우려로 주가 악재 시 비중 확대를 추천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