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칙적인 운동이 뇌의 크기와 구조도 바꿀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려대 의과대학 해부학교실 유임주 교수팀은 20대 초반의 대학농구선수 19명과 일반대학생 20명을 MRI(자기공명영상) 뇌촬영을 통해 3차원으로 비교분석한 결과, 눈와 손의 협응능력을 관장하는 뇌 부위인 소뇌벌레(Vermis)의 소엽이 농구선수가 일반인보다 약 14% 더 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평균 20대 초반으로 평균키(181cm)와 평균몸무게(80kg)의 8년 이상 농구를 꾸준히 한 고려대, 연세대, 경희대 3개 대학 농구선수 19명과 운동을 잘 하지 않았던 일반대학생 20명을 MRI 뇌촬영을 통해 3차원으로 재구성하고, 뇌의 크기와 형태를 비교분석했다.
분석결과, 뇌는 물론 소뇌의 전체크기는 두 그룹 모두 비슷했지만, 눈과 손의 협응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소뇌벌레의 소엽(V2)부분은 농구선수의 경우 1.04㎤로 일반인 0.89㎤에 비해 0.15㎤로 14% 가량 더 컸다.
유 교수는“청소년기에 규칙적인 운동을 할 경우 뇌의 구조발달은 물론 인지기능 향상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면서, “평소 아이가 움직이는 것을 싫어하거나 보고 받아쓰기나 그리기를 잘 못한다면, 이 부위가 잘 발달되지 않았을 수 있다. 이후 학습활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적절한 운동을 시키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유 교수는“교통사고나 치매와 같은 특정 뇌부위의 손상을 받은 환자의 경우, 손상받은 부위를 자극할 수 있는 운동을 꾸준히 할 경우 치료 성과와 회복속도를 높이는 데도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바이올린이나 피아노 같은 손으로 악기를 다루는 음악가들은 소뇌가 더 발달돼 있으며, 복잡하고 정체된 길을 막히지 않게 운행해야 하는 영국의 택시 운전기사들도 일반인들보다 기억력을 관장하는 해마가 발달돼 있다는 해외연구결과들이 보고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