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슨은 현재 53명 지지 확보해 2위
각종 추문으로 총리직에서 물러났던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가 22일(현지시간) 휴가차 런던을 떠났다가 급거 귀국 후 리시 수낵 전 재무장관과 회동했다. 사실상 차기 총리직 경쟁이 2파전이 될지 두 사람이 단일화를 도출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국 BBC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도미니카공화국에서 휴가를 보내던 존슨 총리가 이날 급거 귀국 후 수낵 전 장관과 회동을 했다고 전했다. 양측 모두 회동 내용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오는 24일 오후 2시 영국 보수당 대표 및 총리 후보 등록 마감을 두고 양측이 회동했다는 점에서 출마에 관한 이야기가 오갔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일부 보수당 인사들이 두 사람이 가능한 한 빨리 만나 차기 지도자가 순조롭게 선출될 수 있도록 논의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고 전했다.
주요 영국 언론매체들은 양자 회동에 앞서 수낵과 존슨이 단일화를 논의할 것이라고 관측하면서 수낵 전 장관이 존슨 전 총리에게 외무장관직과 같은 차기 내각의 주요 자리를 제안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수낵은 재무장관 시절 가장 먼저 사직서를 던져 존슨 전 총리의 사임을 촉발한 장본인이다.
영국 보수당 대표이자 총리 경선의 1차 관문인 후보 등록을 하려면 24일 오후 2시까지 의원 357명 중 100명 이상의 지지 서명을 받아야 한다. 100명 이상의 지지를 받은 후보가 3명일 경우 같은 날 2명으로 후보를 압축하게 된다. 이후 28일까지 일반 당원을 대상으로 온라인 결선 투표를 해 같은 날 최종 당선자를 발표하게 된다.
이와 관련해 존슨 전 총리와 수낵 전 장관은 공식 출마 선언을 하지 않았지만, 일찌감치 유력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BBC에 따르면 보수당 의원 357명 중 현재까지 지지 후보를 밝힌 이가 203명이다.
이중 수낵은 128명 의원의 지지를 확보해 해당 요건을 충족했다. 존슨은 현재 53명의 지지를 확보해 2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일찌감치 공식 출마를 선언한 페니 모돈트 원내대표는 23명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영국 정계에서는 존슨 전 총리가 100명 이상의 지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수낵 전 장관은 7월 당내 경선에서 유력 후보로 거론됐으나 결선 투표에서 리즈 트러스 전 총리에게 역전패했다. 잇따른 추문으로 9월 총리직에서 물러난 존슨 총리는 7주 만에 다시 복귀 가능성이 열리게 됐다.
다만 이들 중 어떤 인물이 승리한다고 해도 상황은 녹록지 않다. 여러 여론조사에 따르면 보수당의 지지율은 20%대에 그쳐 50%대인 야당 노동당에 30%포인트 뒤처진다.
10%가 넘는 인플레이션율과 경기침체 우려 등 해결 과제도 산적했다. 특히 트러스 전 정권이 무리하게 대규모 감세안을 추진하려다 촉발한 영국 금융시장의 대혼란을 아직 수습하지 못한 것은 경제 정책 집행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