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17일 기준 신한·KB국민·삼성카드가 발행하는 여전채 AA+ 3년물 금리는 5.711% 연초 (1월 3일 기준, 2.420%)보다 3.291%p 높다. 이는 AA+ 3년물의 금리가 집계되기 시작한 2010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금리다. 현대·우리·하나카드가 발행하는 AA0 3년물 금리는 5.793%를 기록했다.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사들은 전체 자금 조달의 약 70%를 여전채에 의존하고 있어 조달비용이 상승하면 영업이익이 악화된다. 기존에 조달해 둔 채권의 영향으로 하반기는 방어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기준금리가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1분기 이후가 변수다.
카드업계는 여전채가 계속 오를 경우 내년 1분기를 기점으로 위기상황이 올 것으로 예상했다. 이를 대비해 현재 컨틴전시 플랜 가동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대부분의 카드사가 금리변동 상승에 따른 조달금리 인상 폭에 대한 여러 케이스(상황)들을 예측 및 가정하고, 이에 따른 경영계획을 수립 및 시행한다.
여신업계 관계자는 "예컨대 최상의 상황(Best Case)으로 현재 기준에서 조달금리가 약 1.0%포인트(p) 수준으로만 오른다면 수익성에 큰 영향은 없다고 판단한다"면서 "불안정한 세계 정세가 지속되고 고물가가 유지되면서 금리 인상이 지속돼 조달금리가 현재보다 약 2.0%p 증가하는 최악의 상황(Worst Case)에는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악의 상황에는 카드사 이익 규모가 올해 대비 약 15~20%까지도 감소할 수 있다"며 "조달금리가 상승하면, 카드사가 운영하는 금융상품 금리도 올라가 조달비용 증가 영향이 일부분 상쇄되긴 하지만 수익성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여러 방안을 물색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올 상반기 기준 여전사 순이익은 전년비 3.7% 증가한 약 2조 원 규모다.
카드사들은 조달금리 상황에 따라 회원 포트폴리오 구성을 조정해 예상되는 손실을 방어할 수 있다. 부수사업 강화를 통한 수익 다변화로 금리원가 상승에 보다 안정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최악의 상황에는 무이자할부, 세금 등 무수익성 자산을 줄이고 저마진 상품 취급을 줄이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며 "금리 인상에 따른 리스크 및 건전성 관리도 더욱 강화해 대내외 시장 환경 변화에 대비할 수 있는 내실을 갖추는 것이 급선무"라고 설명했다.
조달비용은 상승은 카드사의 수익성뿐만 아니라 서민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서민들의 급전창구로 통하는 카드론이나 현금서비스 등 카드대출 금리도 함께 올라가기 때문이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7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의 카드론 평균금리는 13.22%로 전월(12.87%) 대비 0.35%p 상승했다. 기준금리 상승으로 20일 발표되는 9월 카드론 금리도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카드론 평균금리가 13%대에 다시 진입한 것은 지난 3월 이후 처음이다.
그렇다고 금리상승분만큼 대출금리를 올릴 수도 없다. 카드사도 다른 금융권과 마찬가지로 법정 최고금리 연 20% 제한을 받기 때문이다. 이에 대출사업에서 자칫 조달금리가 대출금리보다 높은 ‘역마진’ 우려마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