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시장 개혁과제 발굴·검토를 위한 전문가 논의기구 ‘미래 노동시장 연구회’를 두고 편향성 논란이 일고 있다. 현 정부 노동정책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한 연구용역 수행기관 역할을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미래 노동시장 연구회 좌장인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17일 언론 브리핑에서 그동안 진행해온 이해관계자 현장소통 결과와 주요 논의사항을 설명했다. 연구회는 심층인터뷰, 간담회 등 다양한 방식으로 총 67개 기업 노‧사 104명, 전문가 15명으로부터 의견을 들었다.
노사 관계자와 전문가들은 대부분 근로시간 제도의 유연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한 인사담당자는 심층인터뷰에서 “기업 규모나 형태, 특성이 다양한데 근로시간 제도를 일률적으로 적용하다 보니 어려움이 많다”고 토로했고, 다른 근로자는 “주 단위가 아니라 월 단위 또는 분기 단위 등 총량 범위 내에서 관리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임금체계와 관련해서도 상당수가 직무·성과 중심으로 임금체계 개편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또 4차 산업혁명 등 노동환경 변화에 맞춰 ‘제조업 중심’인 구시대적 법·제도도 고쳐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 전문가는 한국 노동시장의 키워드로 대전환, 혁신, 자율, 공정을 제시했다.
앞서 정부는 근로시간 산정단위 개편(주→월)과 직무·성과 중심 임금체계 도입을 골자로 하는 노동시장 개혁과제를 발표했다. 이를 놓고 ‘월 52시간제 무력화’, ‘저임금 고착화’란 비판이 제기되자 정부는 전문가 의견을 듣겠다며 연구회를 발족했다. 공교롭게도 연구회가 만난 노사 관계자와 전문가들은 윤석열 정부의 노동정책을 적극 지지했다.
권 교수는 “그간 연구회는 노‧사, 전문가 등 최대한 많은 이들로부터 다양한 현장 의견을 들어왔다”며 “노동시장 변화에 대한 국민의 열망을 크게 체감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연구회는 그간의 논의를 토대로 주 52시간제 틀 안에서 개별 노‧사 수요에 맞게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임금체계와 관련해선 과도한 연공성을 완화하고 공정한 보상·평가체계를 구축·지원하기 위한 노‧사‧정 역할 등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
연구회는 집중적인 논의와 노‧사 의견수렴 등을 통해 대안을 신속히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권 교수는 “우리 연구회는 여타 위원회‧연구회와 비교해 볼 때, 논의 횟수나 깊이가 상당한 편”이라며 “집중적인 논의를 통해 우리 노동시장에 맞는 합리적이고, 균형 잡힌 정책대안이 마련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