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내 금융계열사 독자적 행보
삼성 금융계열사(삼성생명·화재·카드·증권·자산운용)가 '삼성금융네트웍스' 출범에 이어 도메인 분리를 검토하고 있다. 삼성그룹 내에서 전자 등 비금융 계열사들과 차별화된 독자적 행보에 더욱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27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삼성 금융계열사는 도메인 변경을 위한 내부 직원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 기존에는 삼성그룹 전 계열사가 삼성닷컴(samsung.com)을 썼지만, 앞으로는 삼성 금융계열사는 삼성금융만의 도메인으로 변경하겠다는 계획이다. samsungfn.com, samsungfinance.com등이 후보군이다.
해당 작업은 삼성생명이 주관하고 있다. 공동 BI(Brand Identity)가 MZ세대의 요구로 구축됐으니, 신규 도메인도 내부 임직원의 의견을 청취해 선정할 예정으로 전해졌다. 이를 위해 삼성 금융계열사는 각사별로 임직원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삼성금융사 공동브랜드(삼성금융네트웍스)를 론칭한 가운데, 금융 BI에 맞춰 금융사 간 시너지 강화와 연결성을 위한 추가 작업에 나선 것이다.
앞서 금융계열사들은 지난 12일 새로운 공동 BI를 공개했다. 그동안 느슨한 연대를 유지해왔던 회사들이 향후 적극적인 협업을 꾀하겠다는 취지다. 금융사 간 시너지와 전문성을 높이고 금융 생태계를 확장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고 삼성금융네트웍스는 설명했다.
최근 삼성 계열사들은 조직문화 구축을 위해 다양한 설문을 진행하고 있다. 회의는 자주 하는지, 상호존중 하는지, 보고서는 간결한지 등을 직원들에게 물어 내부 문화 혁신을 위한 작업에 한창이다. 도메인 변경 작업도 이 같은 내부 혁신을 위한 작업 중 하나다.
이는 이재용 부회장의 '뉴삼성'이 본격화 하면서 맞는 대대적 변화에 발맞추는 의도로 보인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조만간 뉴삼성을 위한 비전을 보다 구체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병철 선대회장의 ‘인재 제일’ 창업이념을 핵심 가치로 삼아 인재 육성과 조직 성장을 위한 인사 혁신을 이어갈 것이라는 예상이다.
다만 도메인 분리에 대해 삼성 금융계열사 내부에서는 의아하다는 시선도 있다. 삼성그룹은 뉴삼성의 이재용 체제를 뒷받침해 그룹 전체 구심점 역할을 할 '컨트롤타워'를 재건한다는 설이 기정사실로 되는 분위기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룹을 다시 통합하는 분위기인데 도메인 분리로 독자적 행보에 박차를 가하는 건 다른 길을 걷는 것 아니냐"며 "도메인 분리 작업이 완주할 수 있을지 의문을 갖는 시선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