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의 여파로 다음 주(9월 26~30일) 우리 증시도 흐릴 전망이다. 투자자들이 단기에 낙관적으로 바뀔 가능성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24일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다음 주 코스피가 2280포인트(P)에서 2400P 사이에서 등락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상승 요인으로 아이폰 판매 호조, 테슬라 휴머노이드 로봇에 대한 기대감을 꼽았다. 하락 요인으로는 미 연준의 긴축 우려와 미·중 패권 경쟁 관련 리스크가 지목됐다.
김 연구원은 “이달 마지막 주는 아주 핵심적인 지표는 없지만 다수의 동행지표 및 선행지표가 발표되는 시기”라며 “미국의 내구재 주문은 7월까지 비교적 견조한 수준을 유지했는데 8월에는 전월 대비 1%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이어 “연준의 금리 인상이 수요를 위축시키는 모습이 여러 지표에서 점차 확인되고 있다”며 “내구재 주문이 얼마나 견조하게 버텨주는지 미국 경기 둔화 속도를 엿볼 수 있는 포인트”라고 분석했다.
이달 말 발표될 주요 지수로는 미국 주택가격 지표다. 최근 30년 만기 모기지 금리가 6%를 넘기면서 주택 거래는 최근 7년 중 최저 수준인 상황에서 주택 가격은 보합 수준에 머물고 있다. 김 연구원은 “이 지표가 하락 전환될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부연했다.
또 다음 주 미국 주도 반도체 동맹인 칩4가 화상으로 열릴 예정이다. 김 연구원은 “국내 메모리 반도체의 지배적 위치와 기술력을 감안할 때 중국이 직접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보복에 나설 가능성은 작다”면서도 “한중 관계 악화 시 불똥이 어디로 튈지 모른다는 점에서 칩4 추진 상황과 한중 관계 경색 여부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당분간 주식 시장에서 개별 종목 모멘텀이 주목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아이폰14의 미국, 중국 시장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는 것과 관련해 애플향 핸드셋 부품 등이 대표적이다.
그는 테마 관점에서는 인공지능(AI)을 꼽았다. 김 연구원은 “오는 30일 개최되는 테슬라 AI 데이 행사에서 휴머노이드 범용 로봇 ‘옵티머스’ 시제품이 처음 공개된다”며 “사용자들의 기대를 충족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과 일론 머스크가 과거 자신을 둘러싼 회의론이 틀렸음을 수차례 입증해왔다는 점을 들어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고 했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달 말까지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권 연구원이 제시한 환율 예상 밴드는 1330~1430원이다. 권 연구원은 “위기 수준의 레벨이지만 대내외 여건을 고려하면 연내 분위기 반전은 쉽지 않다”며 “글로벌 경기선행지수의 기준선 하회 지속과 주요 선진국의 긴축 기조, 전쟁 불확실성 등이 여전해 높은 환율 레벨을 근거로 고점을 말하기는 어렵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