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만난 시중 은행장의 넋두리다. 지난달에 이어 2번째 은행권의 예대금리차가 공개됐다. 8월 기준 5대 은행의 가계예대금리차 평균은 1.51%로 전월(7월) 대비 0.14%P 확대됐다. 예대금리차는 대출금리에서 예금금리를 뺀 차이를 말하는데, 은행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의 핵심 요소다. 예대금리차가 높을수록 은행의 수익률이 높아진다.
예대금리차 공시제는 금융권 과도한 이자장사를 막고, 대출자들에게 실제 편익을 주기 위해 도입됐다. 하지만 취지와 달리 매달 20일 이 수치가 공개되면 은행은 국민적 공분의 대상이 된다. 예대금리차 공시 1위를 차지하는 은행은 한 달 간 이자장사에 혈안이 된 고리대금 업체로 낙인 찍힌다.
7월과 8월 예대금리차가 가장 큰 은행은 신한은행(1.51%)과 NH농협은행(1.76%)이다. 두 회사는 발표 직후 해명자료까지 냈다. 두번째 공시 만에 고금리 정책서민금융 상품을 제외한 수치가 별도로 공시됐다. 공시를 앞두고 수신금리는 높이고 여신금리를 낮추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인터넷은행 중에서는 토스뱅크의 가계 예대금리차가 4.76% 포인트로, 두 달 연속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토스뱅크의 중 · 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36.3%로 1금융권에서 가장 높다. 차라리 순이자마진(NIM)도 공개하자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토스뱅크의 2분기 순이자마진(NIM)은 2분기 0.31%로 KB국민은행(1.73%), (신한은행(1.63%)보다 훨씬 낮다. 예대금리차가 클수록 은행의 곳간이 커진다고 일반화 할 수도 없다.
예대금리차공시 시행 두 달을 맞았지만, 논란은 여전하다. 경쟁을 통한 예대금리차 인하라는 선순환 구조가 아직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달보다 지난달 가계예대금리차는 확대됐다.
예금금리보다 대출금리를 더 많이 올리면서 은행 간 금리경쟁 도입 취지가 무색한 상황이다. 은행의 평균예대금리가 곧 내 금리는 아니다. 은행 상품은 복잡하기 때문이다. 주거래은행, 금리 가산 등 다양한 요소로 인해 내게 적용되는 금리는 은행별로 천차만별이다. 일률적인 예대금리차 줄 세우기가 과연 소비자 편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