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1일(현지시간) 세 번째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p 인상)을 단행하면서 국내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 역시 빠르게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다. 현재 연 6%대인 변동형 주담대 금리 상단이 연 8%대까지 높아질 것이란 예상까지 나온다.
22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은 이날 기준 혼합형(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연 4.38~6.609%, 변동형 금리는 4.11~6.456% 수준이다.
앞서 연준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3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125bp(1bp=0.01%p)가량 추가 인상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하면서 한은도 다음 달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
이 총재는 이날 '비상 거시경제금융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지난 수개월간 말씀드린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하겠다고 한 전제조건이 바뀌었다"며 빅스텝 단행 가능성을 언급했다.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대출금리도 오를 수 밖에 없다. 현재 6% 중반대인 주담대 금리는 7%대를 바라보고 있는데 향후 상황에 따라 연내 8%대까지 치솟을 것으로 금융권은 내다보고 있다.
문제는 주담대 금리가 치솟으면 저금리로 대출을 받아 '내 집 마련'에 나선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받은 사람들)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9월 가계대출 잔액을 기준으로 기준금리가 0.25%p 오를 때마다 대출자 1인당 연간 이자부담이 16만1000원씩 늘어난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8월 이후 기준금리가 2%p 오른 점을 고려하면 1인당 연간 이자부담 증가액이 128만8000원에 달하는 셈이다.
실제로 지난해 연 4% 금리(30년 만기·원리금균등) 조건으로 2억 원을 대출받았다면 초기 월 이자 부담은 66만6667원이다. 원금을 합친 원리금은 95만4831원이다. 하지만 대출금리가 8%까지 치솟으면 월 이자는 133만3333원으로, 원리금은 146만7529원으로 급격이 늘어난다.
금융권 관계자는 "한은이 연내 남은 두차례의 금통위에서 추가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은 분명해 보인다"라며 "채무상환 부담이 급격히 커질 수 있는 만큼 차주들의 부실 위험이 높아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